
사회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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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 아침 큰 눈…모두 잠든 새벽3시30분 ‘예보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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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2 18:53
수정 : 2005.03.02 18:53
서울지역에 4.9㎝의 적설량을 보이며 올해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린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내려다본 노량진과 흑석동 일대가 눈에 덮여 있다. 사진 왼쪽 끝의 올림픽대로 공항 방면은 출근시간이 지났는데도 차들이 길게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기상청 “조금 올줄 알았으나 갑자기 팽창…3월에는 예측 불가능”
서울·경기지역에 새벽부터 갑자기 눈이 내렸지만 미처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던 시민들이 2일 아침 쌓인 눈으로 출근하는 데 평상시보다 갑절 넘게 시간이 걸리면서 직장에 지각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은 이날 새벽 3시30분께 ‘서울 및 경기도 일원에서 기온이 낮아 내리는 눈이 얼어 빙판길이 예상되니 출근길 등 교통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는 기상 상황을 발표했다. 또 수도권 예상 적설량은 2∼4㎝로 내다봤다.
그러나 하루 전날까지 이런 상황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난 시민들은 출근길을 서둘렀지만 새벽에 쌓인 눈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적설량은 서울 4.9㎝, 인천 9.7㎝, 강화 9.8㎝, 양평 6.7㎝, 문산 4.7㎝, 수원 4.4㎝, 동두천 4.2㎝ 등을 기록했다. 특히 서울 지방은 올겨울 들어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기상청 관계자는 적설량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데 대해 “2일 오전에 비나 눈이 조금 올 것으로 예측했으나 예상보다 훨씬 많은 눈이 내렸다”며 “북쪽에는 차가운 대기가 남아 있고 남쪽은 공기가 따뜻해지는 3월에는 눈구름의 갑작스런 팽창과 강수(적설)량을 제대로 예측하기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번 눈에 대해 중국 산둥지방의 따뜻한 공기층이 서해 북부 해상에서 찬 공기와 만나면서 형성된 눈구름대가 경기만 쪽으로 접근하면서 서울·경기 일대에 다소 많은 눈을 뿌렸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이 폭설을 예측하지 못한 탓에 눈치우기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출근길 교통이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었다. 지하철도 눈길을 피해 갑자기 밀려든 승객들 때문에 지연운행 사태를 빚기도 했다. 이날 내린 눈으로 오전 8시 출발 예정이던 김포발 부산행 대한항공 KE1105편이 결항되는 등 20여편의 항공편이 취소되기도 했다.
회사원 유아무개(40)씨는 “평상시 출근시간이 20분 정도 걸렸으나 밤사이 내린 눈 때문에 차들이 엉금엉금 기어가는 바람에 40분이나 걸려 지각했다”며 “간밤에 눈이 내린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잠자리에 들어 평상시 처럼 일어났다가 낭패를 당했다”고 말했다.
수원/홍용덕,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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