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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단으로 돌아온 `암투병' 장영희 교수 지난해 9월 초 3년 전 완치됐던 유방암이 척추암으로 전이돼 불가피하게 수업을 중단했던 서강대 영문학과 장영희 교수가 3일 강단으로 돌아와 강의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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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교수는 개강을 하루 앞둔 1일 천안에 있는 선친 장왕록 박사의 묘소를 찾았다. 묘소에서 장 교수는 아버지 생전의 귀여운 딸로 돌아가 "빨리 병을 낫게 해달라"고 빌었다. 가족을 남기고 먼저 돌아간 아버지와 달리 어머니는 좀더 오래 이 세상에 있게 해달라는 소망도 빌었다. 장 교수에게 집에 있는 동안 가장 큰 일은 잘 챙겨 먹는 일이었다고 했다. 암과 싸우고 있어 정해진 식단대로 엄격한 식이요법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교수의 암 치료는 순조롭지만은 않다. 1주일에 하루씩 병원을 찾아 항암치료를 받고 있지만 얼마전 폐렴이 생겨 설 연휴를 포함해 2주간 입원해야 했다. 18번으로 예정된 항암치료를 아직 5번만 받았고 학기 중에도 매주 한 차례씩 병원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장교수는 학생들만 보면 마냥 좋다고 한다. 이날 45분 간 이어진 수업에도 장 교수는 밝고 쾌활한 목소리로 시종 분위기를 이끌었고 우스갯소리로 학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포기할 수 없고 죽을 때까지 함께 있을 제자들이죠. 제가 죽어 제 관을 나를사람도 제 제자들이 될 거예요." 장교수는 이번 학기 학부 영문학개론과 대학원 `19세기 영문학사' 수업을 맡아매주 5시간30분씩 강의를 할 예정이다. 두 다리를 못 써 전동 휠체어에 앉아 장 교수의 수업을 듣던 민차연(21.여.영문1)씨는 "장애인이라면 비슷한 감정을 느끼기 마련"이라며 "다리가 불편한 데다 암까지 앓고 계신 교수님이 밝은 모습으로 강의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짧게는 빨리 병을 이겨내는 게 가장 큰 목표이고 길게는 퇴임 후 영어 장편소설을 한 번 써보고 싶다"며 특유의 밝은 미소를 지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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