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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3 18:16 수정 : 2005.03.03 18:16


▲ 신세계백화점 쪽이 지난달 23일 신관공사를 하면서 사진 왼쪽 굴착기가 보이는 곳 앞쪽으로 난 회현지하상가 10번 출구를 폐쇄해, 남대문시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을 주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보도 막고 공사중

서울 중구 회현동 네거리에 있는 회현지하상가 입구를 신세계백화점이 본점 신관 공사를 하면서 틀어막아 시민들의 보행권을 침해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신세계백화점이 명동에서 남대문시장 방향으로 건너가는 가장 가까운 통로를 영구 폐쇄하고 백화점으로 통하는 통로만 남겨놓기로 해 이런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회현동 네거리는 퇴계로입구 부근에 있는 교차로로, 명동에서 회현역, 명동에서 남대문시장으로 가는 길목에 있어 평소에도 보행자가 많은 곳이다. 고가차도에 건널목도 없어, 현재 이 네거리를 걸어서 건너는 방법은 회현지하상가를 통하는 방법이 유일하다.


신세계백화점은 이곳에서 본점 신관 공사를 하면서 남대문시장 쪽인 10번 출구를 지난 1월15일 이곳 상인들의 동의 없이 폐쇄했고, 회현역 방향인 9번 출구도 곧 막을 예정이다. 9번 출구까지 막힌다면 공사가 끝날 때까지 4개월 동안 보행자들이 11번 통로나 8번 통로로 나가야 해 최소 수십미터에서 100m 이상을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게 된다.(그림 참조)

게다가 신세계백화점 쪽은 명동역 방향에서 남대문시장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인 10번 출구를 영구 폐쇄하고 백화점으로 들어가는 통로만 남겨둘 예정이다. 그래서 백화점이 행인들의 보행권은 무시하고 백화점으로의 유동인구 유입만 노리는 것이라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 지난달 23일 회현지하도상가 번영회 이민근 회장이 신세계백화점 쪽이 신관공사를 하면서 막아버린 지하상가 10번 출구를 가리키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지하상가 상인들 “장사 큰 타격”

3일 현장 확인 결과, 9번 통로까지 막힌다면 회현역 쪽이나 남대문시장 쪽으로 가는 보행자들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구관(12번 출구) 쪽이나 우리은행 본점(8번 출구) 앞 방향으로 상당히 먼 거리를 돌아가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현지하상가 상인들도 “애초에 9번과 10번을 번갈아가며 막고 공사를 벌인다고 해 공사를 용인해 줬으나 9번까지 동시에 막아버린다면 유동인구가 급감해 장사에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이 상가에서 보석상을 운영하는 유향림(51)씨는 “이미 10번 출구가 막힌 뒤로 한달 동안 개시도 못하는 날이 많다”며 “9번 출구까지 막힌다면 장사를 접을 도리밖에 없을 듯하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10번 통로가 영구 폐쇄되는 것을 두고도 “백화점이 길을 막고서 백화점으로 들어오라고 강요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회현지하상가 상인 100여명은 이날 오전 신세계 본관 앞에서 출구 폐쇄반대 집회를 열고 “보행권을 침해하고 상인들에게 피해를 주는 출구 폐쇄를 즉각 거두라”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9번 출구까지 막고 신세계가 공사를 강행한다면 공사중지 가처분신청까지 내겠다는 강경한 자세다.

신세계백화점 현장공사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9번과 10번을 동시에 막고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며 “상인들의 항의로 대체출구를 만드는 등 대책을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10번 출구를 영구폐쇄하는 데 대해서는 “백화점을 통해서 나가더라도 보행거리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 3일 오전 서울 신세계 본관 앞에서 회현지하상가 상인들이 신세계백화점 본관 확장공사로 인한 지하 출구 폐쇄반대 집회를 열고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횡단보도 언제 만들지는 몰라

공사를 허가해 준 서울시 관계자는 “백화점 통로가 지하상가 쪽으로 난다면 유동인구가 늘어나 상가와 백화점이 서로 이득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허가를 내준 것”이라며 “문제가 제기된 뒤 10번 통로를 살려두는 방향으로 공사를 진행해 달라고 신세계 쪽에 협조요청을 해 놓았고, 이른 시일 안에 사거리에 횡단보도도 만들 예정이어서 보행자들의 불편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건널목 건설의 정확한 시기를 두고서는 “여러가지 협의할 사항이 있어서 언제 만들기 시작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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