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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3 18:27 수정 : 2005.03.03 18:27

백화점-철도공사 “우린 모르는 일”

영등포역에서 고장나 서있던 에스컬레이터가 아무런 예고없이 갑자기 움직이는 바람에 70대 노파가 뒤로 넘어져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그러나 에스컬레이터를 함께 사용하는 영등포 롯데백화점과 철도공사는 에스컬레이터를 조작하지도 않았으며 고장신고를 받은 적도 없다고 해 책임 회피 논란이 일고 있다.

“관리 끝나”-“조작 안했다”

2일 오전 10시20분께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에서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올라 가던 나아무개(79·여)씨가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작동하는 바람에 뒤로 넘어졌다. 역무원 등의 도움으로 종합상황실에서 쉬던 나씨는 갑자기 가슴통증을 호소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갈비뼈 골절로 인한 쇼크와 심근경색으로 결국 숨졌다.

목격자 박아무개(44)씨는 “고장난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오르던 할머니가 위층으로부터 2∼3m 정도 남겨놓은 지점에서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움직이는 바람에 뒤로 넘어졌다”고 말했다. 나씨를 데리고 역으로 함께 왔던 둘째며느리 정아무개(46)씨는 “눈이 와서 계단이 질척거렸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멈춰선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3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며 “어머님이 힘겹게 계단을 오르시는 것을 도와달라고 잠깐 역무원을 만나러 간 사이에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며 망연자실해 했다. 이 에스컬레이터는 영등포역 1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 있으며 길이 38m로 경사가 급한 편이다. %%990002%%

이날은 아침부터 눈이 내려 계단이 미끄러워, 멈춰있는 에스컬레이터로 많은 사람들이 오갔으나 안전에 대한 표지판이나 안내요원도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 에스컬레이터를 관리해야 할 롯데백화점과 철도공사는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쪽은 “민자역사로 계약할 당시 올해 2월28일까지만 우리가 에스컬레이터 관리를 하게 돼 있었으며 계약기간이 끝나 우리에겐 책임이 없다”며 “에스컬레이터를 조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철도공사 쪽도 “고장 신고가 없어 에스컬레이터가 고장났는지 알지 못했으며 우리 직원이 에스컬레이터를 조작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한 번 멈춘 에스컬레이터가 다시 움직이려면 사람이 직접 열쇠로 재작동해야 한다”며 “멈춰선 에스컬레이터를 사람들이 오르는데도 누군가가 작동을 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영등포역과 롯데백화점 관계자를 소환해 에스컬레이터가 어떻게 움직이게 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이형섭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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