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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여자축구선수 중압감 못 이긴 듯 |
"사는게 힘들어요, 엄마 끝까지 못지켜 드려 죄송해요" 전지훈련 중 이탈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자 축구 선수 A(23)씨는 유서를 통해삶에 대한 중압감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편지지 3장 분량의 유서에서 A씨는 "항상 고생만 시켜드린 엄마 곁에서 끝까지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해요"라며 "세상 사는게 너무 힘들었어요, 선배님과 감독님께도 죄송해요"라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4일 서울시청 여자축구팀에 따르면 선수들은 고용직으로 선발돼 실력에 따라 A,B,C급으로 나눠 연봉을 차등 지급받는 등 불안한 고용조건 속에서 뛰고 있다.
주전급인 A급에 속한 선수들은 3천500여만원, B급은 2천700여만원, C급은 1천900여만원 전후의 연봉으로 1년마다 재계약을 한다.
26명의 정원을 유지하고 있는 서울시청 축구팀의 경우 최소한 15명 안에는 들어야 비교적 좋은 조건에 계약을 할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내에는 실업팀이 단 3곳 밖에 없는 데다 모두 서울시청처럼 1년 계약에 연봉도 비슷한 수준이어서 1년 뒤 재계약을 하지 못하면 갈 곳이 없어 곧바로 실업자로 남는게 현실이다.
특히 여자축구는 비인기 종목에다 지원도 미미해 선수들은 다른 종목 선수들에비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기에 충분하다는 지적이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A씨의 경우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삶의 중압감을 못 이겨'죽음'을 선택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실제로 A씨는 월급의 대부분을 생활비로 어머니에게 보내는 등 실질적인 '가장'역할을 하고 있어 다른 선수들보다 훨씬 생활에 대한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축구팀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항상 좋은 성적을 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경기에 임하고 있다"며 "A선수도 어려운 환경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중압감을 견디지 못했을 것이다"고 털어놨다.
한편 A씨는 2일 전지훈련장인 완도에서 광주에 올라와 터미널 인근 모텔에서 3일 오후 4시50분께 광주 서구 광천동 한 모텔에서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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