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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이 어려워지니까, 회원들의 개인정보에 손을 대고 싶은 마음이 생기더라구요. 텔레마케팅업체들이 솔깃한 제안을 해오기도 하고요.” 초고속인터넷 이용자 커뮤니티 사이트인 비씨파크( www.bcpark.net ) 박병철(31) 사장의 고백이다. 그는 “개인정보를 이용해 돈을 벌고 싶은 유혹을 아예 떨쳐버리기 위해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바꿨다”고 말했다. 그는 “사이트를 운영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어려웠던 적이 있었는데, 당시 회원들의 개인정보를 넘겨주면 건당 500원씩 주겠다는 제안을 대형 텔레마케팅업체로부터 여러번 받았다”며 “눈 한번 질끈 감았으면 몇억원을 챙길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원 가입 신청서에서 이름, 주민등록번호, 집 주소 난을 그대로 남겨뒀다. 실제로 비씨파크 회원 가입 신청서를 보면, 다른 사이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네티즌들이 포털사이트 회원 가입 때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같은 개인정보를 입력하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입력하지 않게 하니까 오히려 더 이상하게 생각하더라구요. 주민등록번호 안받는다고 유령 사이트 아니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구요.” 그래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집 주소 난을 그대로 두고, 원하는 사람은 입력할 수 있게 했다. 비씨파크는 기존 회원들도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을 지울 수 있게 하고 있다. 박 사장은 “이름, 주민등록번호, 집 주소가 없어도 아무 문제 없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고객의 정보인권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스스로 필요없는 개인정보는 수집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섭 정보통신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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