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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4 18:51 수정 : 2005.03.04 18:51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부인 명의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사과와 해명을 했지만, 경기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 일대 땅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의혹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16억원에 이르는 이 부총리 부인 진아무개(61)씨 소유의 땅을 산 사람이 전세 아파트에 사는 트럭 운전사인데다, 진씨가 땅을 감정가보다 훨씬 낮은 싼값에 팔았기 때문이다. 특히 농협은 4일 “이 트럭 운전사가 대출금 15억원 가운데 5억원을 갚았다”고 밝혀, 트럭 운전사의 자금 출처가 주목되고 있다.

◇ 땅 매도 시점은?=진씨의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 일대 땅은 임야 2필지(1만7490평)와 논밭 5800평 8필지 등 모두 10필지 2만3290평이다. 임야 2필지는 부총리 취임 직후인 지난해 2월19일과 3월31일 한아무개씨와 박아무개씨 등에게 넘겼다. 또 논밭 8필지는 같은해 4월6일 차아무개(38)씨에게 16억6천만원에 넘겼다. 이 부총리 쪽은 이 땅에 대해 2003년 10월30일 원매매 계약을 했으며, 이 날짜는 잔금을 받고 등기를 넘긴 날짜여서, 취임 뒤 땅을 판 것은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이 부총리 쪽은 이들 땅을 부동산중개업자 ‘유아무개’씨를 통해 처분했다고 덧붙였다.

◇ 왜 싸게 팔았을까?=진씨는 자기 땅을 시세보다 훨씬 싼값에 팔았다. 진씨는 지난해 4월6일 초월읍 지월리 일대 5800여평의 밭을 차씨에게 16억6천만원에 팔았다. 평당 평균 28만원 정도다. 같은 날 차씨는 이 밭을 담보로 15억원을 대출받아 진씨에게 잔금을 치렀는데, 대출을 해준 성남농협 하대원지점이 당시 ㅅ감정평가법인으로부터 감정받은 이 밭의 감정가액은 26억원이다. 평당 평균 44만원에 이르는 액수다.

농협 쪽은 “감정가액 26억원은 정부가 공인해 준 평가법인의 감정평가 결과여서, 이를 믿고 대출해주었다”고 밝혔다.

통상 토지의 감정가액이 시세의 80~85% 수준에서 결정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진씨 땅의 당시 시세는 30억원대를 웃도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평당 평균 50만원대를 넘어서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재경부 관계자는 “부동산중개인 쪽에서 그 이상(16억6천만원 이상) 받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전해와 이를 수용했고, 가격을 받을 만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실제 매각가격은 신고된 그대로이며, 한 푼의 차이도 없다”며 “계좌에 계약금과 잔금의 입금 내역이 그대로 들어 있다”고 매각가격에 대한 의혹을 일축했다.

◇ 덤프트럭 운전사, 15억원 은행이자 감당할까?=진씨한테서 거액을 주고 논밭을 사들인 차씨가 트럭 운전사로 밝혀지면서, 땅 매매 과정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차씨는 경기도 광주시 삼동 31평 아파트에서 7천만원짜리 전세를 살고 있다. 차씨는 유아무개라는 사람의 소개로 16억6천만원에 땅을 사면서 15억원을 성남농협 하대원지점에서 연리 7.4%로 대출받았다. 당시 차씨는 ‘월평균 수입 1천만원’이라고 농협 쪽에 밝혔다.

그러나 이 농지담보대출의 이자는 다달이 900여만원에 이르러, 차씨 주장대로라면 한달 동안 번 돈을 모두 이자로 내야 한다. 차씨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이자를 연체한 적이 없다. 결국 차씨는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15톤 덤프트럭 1대로 매월 900만원 안팎의 은행 이자를 계속 갚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이 차씨는 지금까지 대출금 15억원 가운데 5억원을 농협에 갚은 것으로 밝혀져, 자금 출처에 궁금증이 쏠리고 있다.

◇ ‘중개업자’ 유씨는 누구?=차씨에게 대출을 해준 농협 쪽은 “유씨가 진씨의 땅을 살 사람을 데려와 대출 가능 여부를 물어 감정평가를 통해 정상적으로 대출해 줬다”고 밝혔다. 또 진씨의 땅을 산 차씨는 “땅문제가 불거진 뒤에야, 진씨가 부총리 부인인 줄 알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대출을 담당한 농협 지점장은 “차씨가 대출한 돈을 지정한 계좌에 넣어주면서 진씨가 부총리 부인임을 알게 됐다”며 “지난해 3월26일 대출신청을 해 4월6일 대출금을 내줬다”고 말했다.

이들의 주장을 그대로 믿는다면, 땅을 중개한 유씨 이외에는 아무도 진씨가 부총리의 부인임을 몰랐다는 얘기다. 농협 관계자는 “유씨는 부동산중개인 자격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진씨의 땅을 차씨에게 팔아준 유씨가 어떤 인물이며 어떻게 이들과 만나게 됐는지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다.

이 부총리는 지난 3일 기자회견을 통해, “유씨가 먼저 광주시 땅에 대해 매수 제의를 했고, 2003년 10월30일 매도계약을 했으며, 중간 과정은 모른다”고 해명했다. 성남 광주/김기성, 조성곤 기자 rpqkf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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