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3.04 19:03 수정 : 2005.03.04 19:03

미국이 주도해 자유무역을 주창하는 세계무역기구(WTO)를 출범시켰음에도 미국은 오히려 농산물을 생산 비용보다 낮은 가격으로 세계 시장에 파는 ‘덤핑 수출’을 강화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미국 민간연구소인 농업무역정책연구원(IATP)이 발간한 ‘세계무역기구 농업협정 덤핑의 10년―농산물 시장에서의 미국 덤핑’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미국의 밀·옥수수·콩·쌀·면화 등 5대 작물 ‘덤핑 수출’ 수준이 세계무역기구 농업협정이 제정되기 전보다 많게는 19%포인트가 높아졌다.

밀의 경우 1990~96년 7년 동안은 생산 비용보다 연평균 27% 낮은 가격으로 수출되던 것이 1997~2003년 7년 동안은 덤핑 수준이 연평균 37%로 10%포인트나 높아졌다. 쌀은 13.5%에서 19.2%로 5.7%포인트, 면화는 29.4%에서 48.4%로 19%포인트, 콩은 2%에서 11.8%로 9.8%포인트, 옥수수는 6.8%에서 19.2%로 12.4%포인트가 각각 증가했다.

보고서는 또 미국 농무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토대로 2003년 미국의 농산물 수출이 생산 비용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가격 수준으로 이뤄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밀은 생산 비용보다 28% 낮은 가격으로 수출됐고, 콩과 옥수수는 각 10%, 면화는 47%, 쌀은 26% 낮은 값으로 수출됐다.

보고서는 “국제교역에서 이뤄지는 시장왜곡 행위 가운데 덤핑이 가장 치명적인 행위”라며 “세계무역기구는 세계 전반의 농촌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해결하기는커녕 이런 영향을 인지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마크 리치 농업무역정책연구원 원장은 “세계무역기구 농업협정은 농산물 덤핑 문제와 이것이 세계 농민들에게 미치는 심각한 영향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구실을 하지 못했다”며 “덤핑으로 인해 낮아진 세계 곡물 가격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농민들에게 손해를 끼쳤다”고 말했다.

윤장배 농림부 통상정책관은 “농업무역정책연구원의 지적은 국내 가격과 국제 가격의 차이를 말하는 일반적인 덤핑 개념과는 차이가 있지만, 미국이 국내 농업 보조금을 크게 늘려 수출가격을 낮춰 왔다는 경향을 보여주는 분석자료”라며 “도하개발의제(DDA) 협상에서도 미국의 과도한 농산물 수출 지원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