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06 17:12
수정 : 2005.03.06 17:12
“살아서 지은 죄, 죽어서 장기기증으로 갚겠습니다.”
사회에 속죄하는 마음으로 집단 장기기증에 나서겠다고 밝혔던(<한겨레> 2월22일치 8면) 청송보호감호소 감호자 160명이 장기기증 서약서에 서명했다.(사진)
재단법인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는 6일 “청송보호감호소 감호자 160명이 우편으로 보내온 장기기증 등록신청서를 4일 받았다”고 밝혔다. 장기기증에 서약한 감호자는 청송감호소 전체 감호자 263명의 60%가 넘는다.
이들이 기증을 약속한 장기는 각막, 심장, 주검 등 사후에 기증할 수 있는 장기와 신장, 간, 골수, 혈액 등이다.
장기기증 운동을 주도한 감호자 강아무개(41)씨는 “사회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자는 뜻에 예상보다 많은 감호자들이 공감했다”며 "비록 범죄자의 몸이지만 장기기증을 통해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작은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운동본부는 <한겨레>를 통해 이들의 장기기증 뜻을 접한 뒤 청송감호소를 직접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감호소쪽이 “감호자 전체 의견이 아니다”라며 난색을 표시해 우편으로 장기기증 신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160장의 장기기증신청서에 모두 서명 대신 빨간색 지장이 찍혀 있어 결연한 느낌을 받았다”며 “과거의 잘못을 뉘우치고 더불어 함께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감호자들의 마음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중처벌’ 논란을 빚고 있는 보호감호제 폐지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은 “보호감호제의 위헌성에 대한 집단 항의 대신 속죄의 마음으로 장기기증서에 서약한만큼 이들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사진은 포토 이메일로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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