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변협, 대책위 준비 “변호사 대량생산 반대”
사법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가 2008년 로스쿨 신입생 선발을 목표로 법학 교육의 새 틀 짜기를 진행중인 가운데, 로스쿨 정원과 대학 인가기준 등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두 집단의 장외 힘겨루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사개추위의 결정 내용에 가장 예민한 ‘촉수’를 세우고 있는 곳은 법학부가 있는 각 대학들과 대한변호사협회다. 현재 이들은 자신들의 집단적인 목소리를 내기 위해 대책위를 만들거나 연대기구를 구성하는 등 물밑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변협은 로스쿨 전체 정원 규모와 관련해 “변호사 수의 급격한 증가를 막기 위해 어떻게든 변협의 의견을 사개추위에 제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반면 법과대 교수들은 “로스쿨 정원을 현행 사법시험 수준으로 하는 것은 사법개혁 취지를 거스르는 것”이라며, 정원 증가를 위해 집단행동도 불사할 태세다. 로스쿨 인가를 받지 못하면 학교의 위상이 크게 추락할 것이라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법학교수들, 전국적 연대기구 추진= 법학 교수들은 지난해부터 로스쿨 도입에 대비해 전국의 모든 법학교수들이 참여하는 연대기구 구성을 추진해왔다. 전국법과대학학장회의를 중심으로 논의가 오간 끝에 현재 서울대를 제외하고, 법과대학이 있는 전국 50여개 대학의 법대 교수들이 서명해 ‘법학교육을 위한 전국교수연합(법교연)’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들은 오는 15일 한국방송통신대학에서 출범식을 연다. 법대학장회의 쪽은 “교육의 주체인 교수들이 주도적으로 법학교육 개혁의 방안을 논의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연합체를 구성하게 됐다”며 “최근 상황을 보면, 교육 주체들은 배제된 채 이해 관계를 같이하는 몇몇 인사들이 법학교육 개편의 중요한 밑그림을 그릴 가능성이 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법교연은 출범식을 통해 로스쿨 입학정원을 대폭 늘리고, 사개추위의 로스쿨 논의에 새로 구성된 연대기구 대표의 참여를 요구할 방침이다. 변협, 대응기구 구성하기로= 지난달 새로 출범한 변협 집행부는 사개추위의 로스쿨 도입 준비과정에 대응하기 위한 ‘로스쿨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변협은 지난 2일 상임위원회를 열어 이렇게 결정하고, 전국의 회원 변호사들에게 위원회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앞서 천기흥 변협 회장은 지난달 취임식에서 “변호사 대량 생산이라는 은폐된 목적을 위해 엉뚱하게 미국식 로스쿨을 이용하려 한다”며 변호사 수 증가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낸 바 있다. 변협 관계자는 “변협이 사개위에서 결정한 로스쿨 도입에 전면 반대하지는 않겠지만, 새로 구성될 특별위원회를 통해 로스쿨의 인가와 정원 문제 등에 관한 변협의 목소리를 분명하게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변협 쪽은 “사개추위 구성에 변호사 단체가 배제됐다”면서 사개추위에 변협 인사의 참여를 요구하고 있다. 석진환 기자 soulfat@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