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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8 15:40 수정 : 2005.03.08 15:40

98년 8월말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한 서울대학교 김민수 교수가 6년반에 걸친 법정공방으로 복직판결을 받고 8일 서울대학교 디자인연구동에서 첫 수업, '디자인사'를 강의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서울대 미대 교수가 1998년 8월 재임용심사에서 탈락한 지 6년 반만에 강단에 복귀했다.

8일 오후 2시 미대 49동 215호 강의실에서는 30여명의 수강생과 취재진 등이 모인 가운데 김민수 교수가 맡은 미대 전공과목 `디자인사'의 첫 강의가 열렸다.

1998년 2학기에 김교수가 마지막으로 강의하려 했던 바로 그 강좌다.

김교수는 "1998년 8월 말에 재임용 탈락 통보를 받고도 2학기에 개설된 `디자인사' 첫 강의에 들어갔었는데 학교에서 보낸 새 강사가 강의실로 들어와 `나가라'고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담담한 표정으로 강의실에 들어선 김교수는 "다시 학생들을 만나게 돼 기쁘고반갑다. 취재진이 몰려들어 여러분에게 미안하지만 모든 게 아직 정상적이지 못한 현실인 만큼 조금만 참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은 그동안 `옛날에 이런 선생도 있었더라'는 얘기만 듣고 여러 생각을 했을 것이다. 오늘은 다만 예전에 자신의 수업에서 쫓겨난 한 선생이 6년반 만에 다시 돌아온 의미있는 수업이라는 정도만 기억하기로 하자"고 덧붙였다.

김교수는 6년반의 공백이 무색하게 미리 준비한 슬라이드 자료를 보여주면서 곧바로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문화사 차원에서 접근하는 `디자인사'에 대한 소개로서 도시경관과 각종기호의 변천사를 슬라이드로 보여주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으며 "여러분의 눈빛이 경직돼 있다. 내가 여유가 있는데 왜 여러분이 여유가 없나. 긴장을 풀라"며 농담을 건네는 여유도 보였다.

50명 정원의 디자인사 수업은 이날 오후 현재 33명의 학생이 수강신청을 했다.

첫 수업에 앞서 디자인학부 4학년 안소윤(22.여)씨는 "예전부터 김교수의 강의를 듣고 싶었고 선배들도 추천해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동양화과 3학년 이혜진(21.여)씨도 "언론에서 많이 나오셔서 어떤 분인지 가까이서 보고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다"며 수업에 큰 기대를 걸었다.

한편 이날 강의에는 김교수의 부인 김성복씨도 뒷자리에 앉아 강의를 들었다. 김씨는 "강의모습을 보니 남편이 그동안 얼마나 강의하고 싶었는지 느낄 수 있겠다. 6년반동안 유령처럼 떠돌다 이제야 사람의 육신을 갖게된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혼자서는 못했을 일인데 여러분들이 도와줘서 가능했다"고 감격스러워했다.

김교수는 이번 학기에는 `디자인사'와 함께 그동안 무학점으로 강의했던 `디자인과 생활' 등 두 과목을 강의하게 되며 앞으로는 한국 근현대 디자인사를 다루는 새로운 강좌도 마련할 계획이다.

김민수 교수는 이날 강의를 시작함에 따라 9일 오후에는 528일간의 천막농성을 끝내고 천막철거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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