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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자 인권침해와 원장의 공금횡령 의혹으로 경찰과 인권단체의 조사를 받은지 하루만인 10일 새벽에 불이 난 경기도 안양의 ㅂ선교원에서 경찰과 소방서 관계자들이 화재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안양/김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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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침해 조사직후 발생…누전-방화 두갈래 수사 10일 새벽 경기 안양시 ㅂ선교원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건물을 모두 태우고 20여분만에 진화됐다. 이번 화재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들이 미인가 복지시설인 이곳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실태 조사(〈한겨레〉 3월9일치 10면)를 실시한지 채 하루가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발생해 화재 원인과 관련해 의문이 일고 있다. 목격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화재는 이날 새벽 5시께 남성 알콜 중독자들이 머무는 방 인근에서 처음 목격됐다. 당시 현장에 있던 안양경찰서 소속 의경은 “순찰중 전선을 타고 불꽃이 튀는 것을 봤다”며 “처음에는 불이 크지 않았는데 소화기도 하나 없고, 선교원 쪽에서 수도꼭지를 모두 막아 물을 구할 길도 없었다”고 말했다. 불은 순식간에 나무와 합판으로 만든 건물 150여평을 태워버렸다. 화재 당시 선교원 쪽의 증거 인멸을 우려해 사무실에서 잠을 자고 있던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순찰을 돌던 경찰 4명이 다행히 원생들을 대피시켜, 2명의 원생만 가벼운 화상을 입었다. 경찰은 이날 불꽃이 전선을 타고 튀어올랐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라 누전에 의한 화재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과학수사대의 정밀 감식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안양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근처에 의경이 있었기 때문에 방화를 시도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화재가 실태조사 직후 일어났고 △최초 발화 지점이 증거 자료가 집중된 사무실 근처이며 △사고 이후 선교원 원장이 도피한 점 등을 들어 누군가 증거 인멸 등을 노리고 방화를 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안양/서수민 유신재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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