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13 19:44
수정 : 2005.03.13 19:44
“5년뒤 5000만t 생산체제”
이구택 포스코 회장이 11일 중국 베이징 칭화대학 초청으로 이 대학 공공관리학원 소강당에서 ‘포스코의 오늘과 내일’이란 주제로 강연했다. 이 회장은 200석 강연장과 통로를 가득 메운 300여명의 학생들 앞에서 포스코가 “생산과정의 과감한 디지털화 등 끊임없는 경영 혁신을 통해 세계 철강업계에서 이윤율이 가장 높은 기업, 환경친화적인 기업, 대학 설립 등 사회 환원에 앞장서는 기업으로 거듭났다”고 소개했다. 이 회장은 “현재 연간 3000만t인 포스코의 철강 생산능력을 2010년까지는 국내 3500만t으로 끌어올리고 중국·인도의 제철소 건설을 통해 1500만t을 생산하는 등 모두 5000만t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장의 강연은 질의 응답시간에 빛을 발했다. 한 학생이 “포스코 같은 일류기업을 따라잡기 위해 후발기업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자 이 회장은 “이미 설비투자를 크게 진행한 기존 기업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도 선뜻 채용하기 어려운 반면 후발기업은 최첨단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후발주자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고 답했다. 다른 학생이 최근 철광석 가격 폭등과 관련해 “일본 신일철이 브라질 철광석 수출사와 71.5% 인상에 합의해 중국기업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며 중국에서 유행하는 ‘일본 책임론’의 시각에서 질문을 던지자, 이 회장은 이번 철광석 가격 폭등 사태가 “지난 수십년 동안 세계 제철회사들이 철광석·석탄값을 계속 깎아왔으며 철광석 회사의 잇단 합병으로 수출사가 브라질, 오스트레일리아 등 3개사밖에 남지 않아 제철회사의 가격 교섭력이 떨어진 때문”이라고 다른 관점을 제시했다.
이날 이 회장의 강연을 마련한 후안강 칭화대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덩샤오핑 시대엔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됐으나 지금은 고양이의 색깔도 문제가 되는 시대”라며 자신의 ‘녹색 고양이’론을 소개한 뒤 “폐수배출기준이 유럽보다 더 엄격한 포스코야말로 중국이 따라배워야 할 ‘녹색 고양이’의 전형이기 때문에 이 회장을 모셔왔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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