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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으로 온 닭고기 북으로 간 벼종자 |
북한산 닭고기가 다음달 처음으로 남한 식탁에 오른다. 또한 남쪽산 볍씨가 14일 처음 북쪽을 향해 출발했다.
농림부는 14일 가금육 수입업체인 ㈜포키 트레이딩이 오는 17일 북한 남포항∼인천 항로로 북한산 닭고기 40t을 들여와 한달 정도 위생검사를 거친 뒤 곧바로 시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간 북한 농산물이나 농산물 가공품의 반입은 많이 있었지만 축산물 도입은 이번이 처음이다. 포키 트레이딩은 매주 50t씩 연간 최대 2천t까지 들여와 닭 가공공장이나 대형 할인점, 치킨점 등에 공급할 계획이다.
회사 쪽은 “평양 근처 가금육 가공장에서 생산된 북한산 닭은 항생제를 거의 쓰지 않는 등 유기농 축산물에 가까워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농림부 관계자는“북한산 오리고기도 곧 반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민 남북교류협의회(상임대표·조충훈 순천시장)는 14일 볍씨 5t과 육묘상자 3만개, 파종기 10대와 볍씨 발아기 5대를 북한으로 실어 보냈다.
이 단체는 이날 오후 3시 순천시청 앞에서 컨테이너차 석 대에 1억원 상당의 모내기용 지원물자를 실어 인천항으로 옮겨 평남 남포항을 통해 대동군에 보낸다. 농기계나 쌀을 북한에 지원한 적은 있지만, 볍씨를 보내는 것은 처음이다. 평남 대동군은 협동농장 21곳 중 2곳의 논 30만평에 남쪽 볍씨를 이용해 이앙기로 모를 심기로 하고 볍씨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이미 지난 9일 못자리용 비닐을 지원했으며, 다음달 초 이앙기 20대를 추가로 지원한다.
전남도민 남북교류협의회 박영진 사무국장은 “볍씨는 북한의 기후와 지질을 고려해 경기 북부와 강원도에서 짓는 ‘상미벼’로 골랐다”며 “손으로 모내기를 하던 북한이 기계화 영농을 해보겠다며 지원을 요청한 것이 획기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순천/정대하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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