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3.14 19:43
수정 : 2005.03.14 19:43
“청소년 눈높이 효도운동 실천”
“누룽지데이는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등과 같이 초콜릿이나 사탕 등을 무리해 돈을주고 준비하지 않아도 되며, 단지 부모님께 큰 절 한번 올리고 감사한다는 내용의 편지나 카드를 드리거나 핸드폰으로 문자 메시지를 날리면 됩니다.”
인천시 중구 도원동 이흥복(52)씨는 ‘효도하자닷컴’(
www.hyodohaja.com )이란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며, 매달 8일을 ‘누룽지데이’날로 정해 부모님에게 효도하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씨는 “누룽지데이는 일종의 신토불이데이로, 이 땅의 아들 딸들에게 누룽지를 긁어주시던 어머니의 따뜻한 손길을 떠올리며, 최소한 한 달에 한번쯤은 부모님의 은혜에 대해 자녀들이 화답하자는 뜻에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누룽지데이의 주인공은 발렌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때 등장하는 이성친구나 연인이 아니라 부모님과 효심 넘치는 자녀들이며, 매월 8일은 부모님의 마음과 자녀의 마음이 만나는 흐뭇한 날이다.
누룽지데이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03년 8월이다. 이씨는 “2002년 6월 월드컵때 보여준 붉은 악마의 하나된 성숙한 응원문화를 보고 무언가 하나를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고, 우리의 자랑인 효도 문화를 되 살리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가 만든 효도하자닷컴은 현재 회원이 10만명이 넘을 정도로 널리 알려졌고, 이 닷컴에서 만든 효도쏭, 패밀리쏭, 싸가지쏭 등은 청소년들의 핸드폰 벨소리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일부 사이트의 카페나 개인 블로그 배경음악으로 등장할 정도다.
이씨는 “마음속에 있는 효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이벤트가 필요한데 그동안의 효운동은 독거노인이나 자선사업 지원 수준이었다”면서 “철저하게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실천에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비엔날레나 부산영화제와 같이 전국민이 참여하는 효축제를 1년에 한번씩이라도 열어 외국인들이 와서 보고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하고, 장기적으로는 이들이 찾을 수 있는 효테마파크 등의 조성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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