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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5 15:27 수정 : 2005.03.15 15:27

15일 서울 광화문 일본대사관 앞에서 HID(북파공작원)단체가 반일시위를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서울=연합뉴스)



[현장2신] 북파공작원 대사관 앞 시위…‘돼지 멱’ 퍼포먼스는 무산

할복시도, 화형식 등으로 어수선한 일본 대사관 앞에 오후 3시께 건장한 체구의 북파공작원 50여명이 “일본의 영토침략을 응징하겠다”며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이 나타나자 일본대사관 주변의 긴장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경찰은 8개 중대를 일본대사관 주변 곳곳에 배치했으며 전경차 2대로 이중으로 차단하고 겹겹이 방어진을 쳤다.

자신들을 ‘북파공작원(HID) 애국청년동지회’라고 밝힌 이들은 경찰이 가로막자 웃통을 벗어던진 채 길바닥에 주저앉았다. 대열 맨 앞줄에는 안중근 의사, 유관순·윤봉길 열사의 영정 사진을 들고 있는 이들이 앞장섰다. 주변에는 자유개척청년단, HID 애국청년단, 나라사랑시민연대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시위에 동참했다.

보수단체 회원들이 든 피켓에는 X표가 쳐진 고이즈미 일본 총리의 사진에 “영토침략, 다케시마의 날 결사저지, 야스쿠니 폭파, 태평양전쟁 은폐·역사왜곡 결사저지” 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때려 죽이자” “목을 따자”…섬뜩하고 과격한 구호

애국청년동지회가 외치는 구호는 섬뜩하고 과격했다. “침략자를 때려 죽이자. 침략자의 목을 따자. 침략자의 눈알을 뽑자. 생살을 씹어먹자”, “침략자를 때려 죽여 호국 원혼의 영혼을 달래주자”…. 이들은 구호 중간에 ‘전우여 잘 있거라’등 군가와 아리랑 등을 목 놓아 불렀다. 애국청년동지회는 구호만큼이나 과격한 주장을 쏟아냈다.

마이크를 잡은 오복섭 대표는 “다카노(주한 일본대사)가 우리 영토 한복판에서 독도가 ‘자기 나라 것’이라고 망언을 했다”며 “이는 침략행위이며 노골적인 선동행위로 우리는 전쟁에 맞서 싸울 자신이 있다. 일본이 우리의 주적이다. 전쟁을 선포한다”고 주장했다.

오 대표는 “다카노든 누구든 과거사에 반성하지 않고 한국에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한국에 발딛을 생각도 말라”며 “공항에서부터 잡아서 반포대교에 쳐 넣을 것”이라고 큰소리 쳤다. 이어 “일본이 계속 사과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지도에서 일본대사관을 없애버리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며 “일본의 영토 침략에 대해 대한민국 남자로서 응징하고 조국을 지켜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 대표는 “HID는 특수한 임무수행 능력이 있다”며 “일본대사관은 물론 일본 대사의 숙소인 성북구 모처에 대해서도 24시간 정보수집에 나서고 있다”고 경고했다.

구호에 비해 평화로운 마무리…경찰 “너무 싱거운데…”

그러나 섬뜩하고 과격한 구호와 달리 이들의 집회는 평화롭게 끝났다. 집회 끝머리에 이들은 “다카노 머리 앞으로 대검을 꽂고”라는 구호를 외치며, 고이즈미 사진이 걸린 손팻말을 불태웠다. 손팻말이 타는 동안 “일본을 타도하자, 고이즈미 사퇴하라, 야스쿠니를 폭파하자”고 외쳤다. 이들은 ‘독도는 우리 땅’을 목놓아 부르며 시위장을 하나 둘씩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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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해산하고 조용히 돌아가자, 경찰 무전기에선 “너무 싱겁게 가는데…” 등 오히려 아쉬운(?) 무전음이 들렸다. 한 경찰 간부는 애국청년동지회 대표에게 “평화적으로 끝내줘서 고맙다”고 악수를 청했다. 그러나 돌아서는 회원들은 “사과 안 하면 끝까지 하자”, “북파는 밀고 들어가 깨부수는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들의 집회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표정은 신기하면서도 착잡해 보였다. 회사원 차문성(41)씨는 “이번 기회에 정부나 시민단체가 독도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차씨는 단지, 할복 등 과격한 행동에 대해선 “의사표시는 개인의 자유이지만 자해는 너무 심하고 옳지 않다”며 “좀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을 찾아야 국민들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파공작원들은 일본에 항의하는 뜻으로 대사관 앞에서 “돼지 멱을 따겠다”고 공언했으나 경기도 이천에서 잡아온 돼지가 이동중 경찰에 발각돼 무산됐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할복소동, 고춧가루, 돼지 멱따겠다.
[현장1신] 일본대사관 앞, ‘독도의 날’ 제정 하루 앞두고 긴장 고조

“과거사 반성 어디 가고, 적반하장 논리 펴는 일본 정부 각성하라”, “독도 영유권 주장하는 일본 대사를 추방하라”, “정부는 망국적인 군국주의 부활 꿈꾸는 일본과의 관계를 재점검해야 한다.”,“Takesima is our land(korea)”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다케시마(독도)의 날’ 제정 조례안 처리를 하루 앞둔 15일 서울 종로구 일본 대사관 앞. 하루종일 일본에 대한 항의시위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념적 색채에 구분없이 시마네현의 ‘독도의 날’ 제정과 역사 교과서 왜곡을 규탄했다.

오전 10시30분. 6·15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해외공동행사 남측준비위원회 청년학생본부 소속 30여명이 ‘일본 시마네현 의회 독도의 날 조례 제정 기도와 역사교과서 왜곡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학생운동본부는 기자회견에서 “식민지배를 반성하기는커녕 식민지배와 대량 살상을 정당화하고,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를 10% 가까이 채택하려고 하는 등 일본이 역사를 거꾸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며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학생운동본부는 “일본은 아직도 ‘대동아공영권’의 야망에 사로잡혀 재침의 칼을 갈며 독도를 먹고 이 땅을 삼키려고 미친듯이 날뛰고 있다”며 “이는 온 겨레에 대한 노골적인 도전이고 민족적 존엄과 자주권에 대한 용납 못할 침해행위”라고 비난했다.

대학생들 “미국의 묵인 아래 일본 군국주의 부활한다”

학생운동본부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은 동남아를 비롯해 세계 패권주의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묵인 아래 근거하고 있다”며 “주변국을 넘보는 일본 우익 세력의 준동은 미국의 세계 침략에 ‘꼬붕 노릇’을 하려는 것”이라고 미국에도 화살을 돌렸다.

학생운동본부는 한국정부를 향해 “일본의 작태에 대해 ‘조용한 외교’ 운운하며 대충 넘어가려 하지 말고, 이번 기회에 지난 시기의 곡절된 과거사를 깨끗이 청산하고 새로운 국가 관계 형성을 위해 강력하게 대처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학생운동본부는 “일본이 우리의 요구를 무시하고 계속 망언과 엉터리 주장, 왜곡을 일삼는다면 우리 청년학생들의 거센 저항과 남북해외 전민족의 단합된 공동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학생운동본부는 △다카노 일본대사의 망언 사과와 본토 추방 △시마네현 의회의 독도의 날 제정 철회 △일본의 역사왜곡 중단 △한국정부는 독도영유권 주장과 역사 교과서 왜곡에 강력히 대처할 것 △친일극우인사는 이 땅을 떠날 것 등을 요구하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학생운동본부 문성순 집행위원장은 “23일께 일본에 대규모 항의농성단을 보내고 재일본단체는 물론 일본의 양심적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일본의 우경화와 군국주의화를 반드시 막아내겠다”며 “북한과도 공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다카노 도시유키 주한 일본대사의 허수아비를 태우는 화형식을 했다. 이어 일본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한 뒤 평화의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끝으로 행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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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식 활빈단 대표 할복 소동, 고춧가루 뿌리며 항의

학생운동본부의 비교적 차분한 기자회견과 달리 보수단체의 집회는 돌출적이었다. 낮 12시께 일본대사관 앞에 홍정식 활빈단 단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홍 단장이 나타나자 대사관 앞을 지키던 전경들과 사진기자들이 우루루 물려들었고 일순 긴장감이 감돌았다. 홍 단장은 미리 “14일 11시30분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에 항의하기 위해 할복을 기도하겠다”고 언론 쪽에 귀띔을 해놓은 상태였다.

홍 단장은 ‘독도 수호’라는 머리띠를 두르고 성큼성큼 전경들 앞으로 다가서더니 ‘역사왜곡 중단을 촉구하는 애국시민연대’라고 적힌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듯 싶었다. 그러나 홍 단장은 손에 들고 있던 기자회견문을 내던지고 미리 준비한 과도를 호주머니에서 꺼내 자해를 시도했다. 홍 단장은 과도로 자신의 배를 몇차례 찌르는 행동을 보였으나, 칼날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홍 단장의 갑작스런 행동에 당황한 경찰들이 재빠르게 뛰어들어 과도를 빼앗았다.

바닥에 주저앉은 홍 단장은 일장기와 일본의 왜곡 역사교과서를 찢으며 “역사 왜곡 즉각 중단하라,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때 경찰의 무전기에선 “과도로 자해하려는 것 물리적으로 제압했음. 문제없음”이라는 무전음이 새어 나왔다.

한동안 앉아 있던 홍 단장이 이번에는 왼쪽 호주머니에서 고춧가루를 꺼내 자신의 얼굴과 온 몸에 뿌렸다. 고춧가루를 뿌린 의미가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던 홍 단장은 또 갑자기 바닥에 쓰러졌다. 경찰은 쓰러진 홍 단장을 즉각 경찰차에 실어 병원으로 옮겼다. 경찰은 홍 단장이 “가벼운 쇼크 말고는 아무런 외상이 없어 안정을 취한 뒤 집으로 귀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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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단장의 이같은 행동에 대해 최용호 자유청년연대 대표는 “과격하다고 하지만 얼마나 답답했으면 저런 일을 하겠냐”며 “지금 우리는 일제에 나라를 빼앗긴 구한말 비분강개한 의병과 같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대사관 앞이라 집회허가를 내주지도 않지만 지금 대규모 집회를 열면 분노한 시민들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 몰라 논의 끝에 소규모 집회를 하면서 지도부를 중심으로 결의를 보여주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홍 단장의 소란에 이어 이번에는 술이 불콰하게 취한 한 시민이 전경들 사이로 돌진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그는 “독립투사의 후손이다. 할아버지는 만주에서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일본에서 돌아가셨다”며 “일본놈들한테 우리 땅을 내줘서는 절대 안 된다”고 울부짖었다.

북파공작원, “산 돼지 멱 따서 항의하겠다” 예고

소란스러운 일본대사관 정문과 달리 한 시민은 영문으로 적힌 피켓을 들고 대사관 오른쪽 공터에서 조용히 항의하기도 했다. 자신을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밝힌 이주용(38)씨는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면 대마도뿐 아니라 큐슈, 일본 본토도 모두 우리 땅”이라며 “무슨 거지같은 소리를 하느냐? 그것을 항의하기 위해 나왔다”고 외쳤다.

그는 한국 정부에 대해서도 “정치적으로 조용해 넘어가자고 하는데 이렇게 시끄럽다가도 금방 잠잠해지지 말고 이번 기회에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든 피켓에는 “Hey Buddy, Takesima is our land(korea), Do you know that? Get out!”(다케시마는 우리 땅이다. 그것을 아느냐? 당장 꺼져라!)이라고 적혀 있었다.

한편, 북파공작원 단체인 애국 청년동지회 등은 독도영유권 주장과 시네마현 다케시마의 날 제정에 항의하는 집회를 오후 3시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기로 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일본에 항의의 뜻으로 “산 돼지의 멱을 따겠다”고 공언하고 있어 대사관 주변의 긴장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박종찬 기자 pj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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