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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5 18:05 수정 : 2005.03.15 18:05

조용하던 산골마을이 '살인사건' 공포에 떨고있다.

15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충북 영동군 양강면 만계리 중만마을 주민들은 지난 12일 한 가족처럼 지내던 최모(68)씨 부부가 자신의 집 안방에서 잔인하게 살해된 변사체로 발견됐다는 소식에 말문을 잊었다.

사건 발생 4일이 지났지만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한 주민들은 일손을 놓고바깥출입조차 꺼리는 상태다.

수사관 출입이 잦아지며 마을 안에는 "범인은 가까운 데 있다", "주민 모두가수사대상이다"는 등 소문마저 떠돌아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절반이 넘는 주민이 '파평 윤씨'와 '밀양 손씨' 후손인 이 마을은 그동안 대문을 훤히 열어놔도 그 흔한 도둑 한 번 들지 않던 곳이다.

대부분 환갑을 넘긴 주민들은 '형님', '아우'하며 지내던 최씨 부부가 끔찍한주검으로, 그것도 살해된 지 이틀 만에 발견됐다는 소식이 좀처럼 믿기지 않는다.

혼자 사는 부녀자 가운데는 아예 집을 비워둔 채 이웃에 얹혀 뜬눈으로 밤을 지새는 경우도 있다.

최씨 부부의 장례식이 치러진 15일에도 주민들은 침울한 표정으로 장례만 지켜본 뒤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예전 같으면 며칠이고 밤을 새며 유족을 위로하고 문상객을 맞았을 사람들이지만 괜히 상가에 얼쩡거리다 오해만 사는 게 아니냐는 노파심 때문이다.

마을서 젊은 축에 드는 김모(48)씨는 "사건 이후 해가 지면 바깥출입을 하는 사람이 없다"며 "경찰이 연일 마을을 들쑤시고 다녀 민심까지 흉흉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윤모(63.여)씨는 "최씨 부부가 끔찍하게 변을 당했다는 소식에 낮에도문을 걸어 잠그고 산다"며 "하루 빨리 범인이 잡혀 마음 놓게 되기를 기대한다"고말했다.

한편 경찰은 "범인이 숨진 최씨의 오토바이를 타고 갈 만큼 집안 사정을 잘 안다는 데 비중을 두고 주변 인물과 주민들을 상대로 수사망을 좁혀가는 중"이라고 말해 당분간 주민들의 놀란 가슴은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영동/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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