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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16 18:29 수정 : 2005.03.16 18:29

독도의용수비대원 정원도, 이필영, 이규현(왼쪽부터 차례로)씨가 16일 울릉군 저동항에 모여 독도 영유권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대처와 일본의 억지 주장을 규탄하고 있다. 울릉/박영률 기자



■ 민간의용군 ‘독도수비대’

53년 ‘다케시마’팻말 뽑아낸 뒤부터
주민 33명, 보상없이 한달씩 움막치고 지켜

[4판] “정부가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다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요즘 분통이 터져 밤에 잠이 안옵니다.”

1953년 한국전쟁 직후 국군 편제가 채 정비되기도 전에 민간 의용군으로 조직돼 독도를 지켰던 독도의용수비대원 정원도(76), 이필영(81), 이규현(82)씨가 일본 시마네현 조례 통과 소식을 듣고 16일 울릉군 저동항에서 모였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정부의 안이한 대처와 일본의 억지 주장을 규탄했다.

정원도씨는 1948년 입대했다가 1953년 태백산맥에서 다리에 관통상을 입고 상이용사가 돼 울릉도로 돌아왔다. 돌아와보니 조부때부터 어업의 터전이던 독도에는 일본령 다케시마라는 팻말이 꽂혀 있었고 일본 어선이나 순시선들이 가끔 출몰하기도 했다. 분개한 정씨 등 33명의 울릉도 주민들은 당시 독도 의용 수비대를 조직했던 홍순칠 대장의 지도 아래 1953년 9월께 독도 의용수비대를 창설하고 독도로 가 나무로 된 다케시마 팻말을 뽑아버렸다. 이때부터 정씨 등의 고행이 시작됐다. 33명이 한달씩 번갈아 독도에 움막을 치고 거주하며 엠원소총과 80밀리 박격포 등 간단한 무기로 무장하고 독도를 지켰다.


정씨는 “한 푼 보상도 없이 오직 애국심 하나로 지켜온 독도를 다시 일본이 넘본다니 분통이 터진다”며 “온국민이 똘똘 뭉쳐 내 국토를 한치도 내주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33인의 수비대원 중 지금까지 살아있는 사람은 12명이다. 이 가운데 정씨 등 4명만 울릉도에 있고 나머지 8명은 울산, 포항, 강원도 등 전국 각지로 흩어졌다.

역시 상이용사 출신인 의용수비대원 이필영씨는 “독도와 관련된 우리 역사를 재정비하는 게 필요하다”며 “과거 독도수비대 활동을 재조명해 국립묘지에 묻힐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울릉/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 분통 터뜨리는 울릉군…깡패가 안방서 밥상 차지한 꼴

“정부 당당히”…군청‘사수’집회
오창근 군수“3·1절행사 독도서”

“이웃 깡패가 안방에 들어와서 선생님 부인이 차려놓은 밥상을 내 밥상이라고 하면 심정이 어떻겠습니까.”

16일 오전 울릉군 도동항 부근에서 4륜구동 승합차에 오르자 승합차 기사 하판조(37)씨는 대뜸 분통을 터뜨렸다.

“기자들 다 나가세요. 독도는 우리가 지킬테니. 평소엔 뭐하고 있다가 이제와 뒷북만 칩니까. 독도를 언제 관이 지켰습니까. 다시 전쟁나면 우리 울릉군민들이 목숨 걸고 싸울거예요.”

울릉군은 온통 울분에 차 있었다. 울릉군민들의 분노를 대변이라도 하듯 운전기사 하씨는 “정부가 좀더 당당하게 대일외교에 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릉군 도동에서 방파제 공사일을 하고 있는 김대수(29·울릉군 도동)씨는 일본 시마네현 의회의 조례 가결 소식을 듣고 “내 땅을 내가 제대로 못가는 상황을 만드니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며 흥분했다. 돌이 갓 지난 아이를 안고 있던 김씨의 아내도 “이 아이가 자랄 무렵에는 이런 문제가 없는 더욱 당당한 조국이 됐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전 10시 울릉군청 앞 광장에는 붉은 머리띠를 두른 울릉군청 공무원 150여명이 하나 둘씩 모여들었다. 이들은 군청을 출발해 도동 여객선터미널 앞 관광안내소까지 ‘독도 사수’를 외치며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군청 공무원 이기복씨는 “울릉 주민들이 독도를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도록 개방해 우리 영유권을 확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창근 울릉군수는 “일본의 억지 주장에 정부는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며 “3·1절 행사를 매년 독도에서 열 것”이라고 말했다. 울릉군 의회는 일본이 계속 억지를 부릴 경우 앞으로 ‘대마도의 날’ 조례 제정도 추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독도/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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