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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원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가회동 김승연 회장 집을 압수수색한 뒤 수사진들과 압수 물품을 들고 나오면서 취재진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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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 자택 이미 만반의 준비 마쳐
CCTV·휴대폰 위치추적 등 물증 못 건져
1일 오후 2시10분께 회색 봉고차 두 대, 흰색 승용차 한 대, 형사기동대차 한 대 등 차량 넉 대가 서울 가회동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집에 도착했다. 집 앞에 늘어서 있던 언론사 카메라들이 일제히 이들을 찍었다. 경찰관 16명이 내렸다. 이들은 관리인에게 ‘압수수색 영장’을 보여준 뒤 곧바로 집으로 들어갔다.
전격적인 압수수색 장면처럼 보이지만, 이 압수수색은 하루 전날 언론을 통해 예고됐고, 이날 도착 시각까지 한화 쪽이 알고 있었다. 당연히 한화 쪽은 경찰을 맞이할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이미 보도진을 위한 ‘포토라인’까지 설치돼 있었다. 집 경비를 맡고 있는 경비업체의 한 직원은 “한화 쪽으로부터 ‘1일 압수수색이 들어올테니 가회동 집에 경비원을 더 배치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말했다.
강대원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은 “(압수수색 방침에 대해) 최대한 보안 유지를 했는데 외부에 알려졌다”며 “누가 밝혔는지 수사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경찰에서 새 나가지는 않았다”며 화살을 검찰과 법원으로 돌렸다.
하지만 이번 사건 수사에서 보인 경찰의 허술한 모습을 돌이켜보면 이날의 ‘어리숙한’ 압수수색도 우연만은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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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최원형 노현웅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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