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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03 21:48 수정 : 2007.05.03 21:52

충북 제천 홍광초등학교 6학년 김소라(12·왼쪽)·김은서(12·오른쪽)양

지체장애 급우 돕는 ‘단짝 천사’ 홍광초교 김소라양

단짝. 충북 제천 홍광초등학교 6학년 김소라(12·왼쪽)·김은서(12·오른쪽)양에게 딱 맞는 말이다.

소라는 세 살 때 다리를 다쳐 지체 장애 1급으로 불편한 은서의 손발 노릇을 하고 있다. 4학년 때부터 3년째다.

은서는 교통사고를 당한 뒤 움직이지 못해 학교 생활은 꿈도 꾸지 못했지만, 소라를 만나 여느 학생과 다름없는 학창 시절을 보내고 있다. 걸음 걸이도 조금씩 나아져 이제는 휠체어나 목발없이도 천천히 걸을 수 있게 됐다.

소라의 은서 사랑은 아침 등교해 은서를 자리에 앉히는 것부터 시작한다. 가방을 받아 책상에 걸고, 준비물을 챙기고, 점심시간이면 걸음이 불편한 은서의 식판을 대신 들어 주고, 화장실을 갈 때도 은서를 부축하는 등 그야말로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챙기고 있다.

담임 김윤성(34) 교사는 “은서를 돌보는 소라를 보면 숙연해지고, 둘 사이의 우정을 보면 샘이 날 정도”라고 말했다.

소라는 어른스럽다. 전국 곳곳의 건설 현장을 찾아 다니느라 한 해에 2~3차례 정도만 얼굴을 볼 수 있는 아버지(45), 넉넉지 않은 살림탓에 식당·과수원 허드렛일을 하며 가정을 돌보느라 바쁜 어머니 임아무개(47)씨에게 불평 한마디 없다. 빨래, 집안 청소, 아침준비 등도 척척 해낸다.

교통사고 당한 김은서양 3년째 손발노릇
담임 교사 “샘나는 우정…학교의 자랑”
어린이 날 맞아 ‘충북도 모범어린이’ 표창

은서는 “학교에서는 소라가 엄마”라며 “집안 일도 잘하지만 학교에서도 청소, 공부 등 모든 일에 앞장선다”고 추켜세웠다. 김 교사도 “자칫 어긋날 수도 있는 환경이지만 소라는 누구보다 건강하고 바람직한 생활을 하고 있다”며 “소라는 교사로서의 보람이자 학교의 자랑”이라고 했다.

둘은 꿈도 비슷하다. 소라는 한의사, 은서는 의사가 되고 싶다. 소라는 “대장금같은 훌륭한 한의사가 돼 다리가 아픈 은서를 낫게 하고 싶다”며 “지금보다 공부를 조금 더 열심히 잘 해야 하지만 꼭 한의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은서는 “의사가 돼 아픈 아이들을 모두 낫게 해 소라처럼 친구를 사랑하는 착한 아이들의 고통을 덜어 주고 싶다”고 했다.

소라는 어린이 날을 맞아 충북도교육감이 주는 모범 어린이 표창을 받는다.

제천/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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