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량 증가에도 담수일수 줄어
한라산 백록담이 말라 바닥을 드러내는 날이 크게 늘었다. 한라산연구소는 산 정상부에 눈이 쌓이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을 제외한 4∼11월 7개월간 백록담 담수 고갈 일수를 모니터링한 결과 2006년은 56일로 전년 동기 37일보다 19일(51.4%)이나 많았다고 4일 밝혔다. 특히 지난해 모니터링 기간에는 한라산에 4천289㎜의 강우량을 기록해 전년 동기의 3천290㎜보다 999㎜(30.4%)의 비가 더 내렸는데도 빗물이 고인 일수는 2005년 185일에서 2006년 166일로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분석돼 정확한 원인 분석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백록담의 연평균 수위와 최대 수위는 106.5㎝, 352.4㎝로 전년도 74.6㎝, 216.6㎝에 비해 모두 높았다. 한라산연구소 고정군 박사는 "백록담의 담수능력이 과거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경사면에서 유실된 토사가 바닥에 쌓이면서 물이 빨리 빠지는데다 기존 바닥층과 유실된 토사층 사이에 물이 채워져 담수 높이가 낮아지고 있다는 게 정설"이라며 "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오랜기간 축적된 자료분석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 박사는 또 "한때는 백록담의 담수능력을 높이기 위해 퇴적 토사층을 제거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세계적으로 자연의 온전성을 중요시해 인위적인 간섭을 배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김승범 기자 ksb@yna.co.kr (제주=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