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5.07 14:29
수정 : 2007.05.0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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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맛같은 휴식 = 2일 육군 제31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열린 병영체험에 참가한 광주 대광여고 학생들이 각개전투 등 훈련을 마치고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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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강하게 키우려는 부모의 노력이 끊임없다. 각종 극기체험을 비롯해서 병영체험 등은 아이들로 바글바글하다. 아이를 강하게 키우고싶어하는 부모의 욕망은 아이를 척박한 환경 그리고 강압적인 분위기 그리고 폭력이 만연하는 곳으로 아이를 내몬다.
방송을 비롯한 각종 언론에서는 이런 아이들의 극기체험에 갖은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아이를 비롯한 어른들에게도 권한다. 그런데 극기훈련의 대부분은 강압 또는 공포를 통한 체력의 한계로 아이를 내모는 것이 전부이다.
그렇게 아이들은 강하게 된다고 부모들은 인식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강하게 성장하지 못하고 강압과 폭력에 굴복하거나 무딘 감각을 기른 것에 불과하다. 즉 지금의 병영체험이나 극기체험의 형태는 폭력이나 환경에 대한 굴종을 가르친다.
지금의 병영체험이나 군사문화체험은 한마디로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과 함께 대답을 구하지 못한 부모의 안이한 사고의 표출에 불과하다고 본다.
아이를 왜 강하게 키워야한다는 목적 자체를 고민하지 않은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의 병영체험과 군사문화체험을 보면 아이들은 강한 체력을 소유해야하고 획일화 된 단체생활에 반드시 적응해야하며 폐를 끼치지 않아야하고 개성은 죄악이며 권위에 굴종해야함을 가르친다.
그렇게 아이들은 강하게 자란다. 초중고를 통틀어서 아이들은 군사문화에 찌들어 산다. 그럼에도 우리사회는 아이를 강한 아이로 키우려한다.
즉 우리사회는 폭력에 강하게 버틸 수 있고 폭압에 견딜 수 있느 아이 그리고 불의에 참을 수 있고 다양성보다는 획일화에 길들여진 강한 아이를 요구한다. 그렇게 강한 아이는 커서 이 나라의 모습을 만들어낸다.
그것이 현실이다. 사회적인 정의는 없고 유전무죄의 사회에에 내부고발자들은 고통과 아픔 속에 살고 독립운동가와 민주주의를 지키려했던 그리고 저항했던 그들은 사회의 부적응자로 치부 되어버리고 만다.
폭력에 저항하고 폭압을 밀쳐내며 획일성을 지양하고 불의에 항거하며 일탈한 권위에 불복할 수 있는 강한 아이를 키워야하지 않을까. 폭력에 견디고 폭압에 적응하는 아이보다는 그런 아이가 세상을 조금이나마 아름답고 평화롭게 만들지 않을까.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참으라고 말한다. 그런데 무엇에 대한 인내인지를 가르쳐 주지도 않고 폭력이나 폭압 속에 아이를 내몬다. 그리고 폭력과 폭압에 맞서는 아이보다는 폭력과 폭압에 길들여지는 아이를 만들어낸다.
그런 아이들이 자라서 만들어내는 세상은 과연 정의가 실현 되고 사회적인 변화 그리고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낼까. 지금의 세상을 답습하고 불의가 만연하고 폭압과 폭력이 넘치는 사회가 되는 것이 아닐까.
지금의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사실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그 세상이 지금의 이 세상보다는 조금은 나은 세상이길 바란다면 아이들에게 폭력에 대한 적응보다는 폭력에 저항하고 정의를 관철할 수 있는 아이들로 자라나갈 수 있게 어른들이 노력했으면 좋겠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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