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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수출해야하나’…농림부 미적미적 |
우루과이라운드(UR),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쌀 개방, 수입 문제로 마음 고생이 심했던 농림부가 이제 '쌀 수출' 때문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8일 농림부에 따르면 현재 4~5개 업체가 꾸준히 식량정책국 등에 문의 형식으로 쌀 수출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 가운데 경기 고양시 덕양농산영농조합은 쌀 200t을 스위스로 수출하겠다는 계획을 농림부에 문서로 제출한 상태다.
지난 94년 개정된 양곡관리법에는 농림부 장관이 수급 조절을 위해 양곡 수출을 허용할 있고, 수출업자는 반드시 농림부 장관의 추천을 받도록 돼있다.
이처럼 쌀 수출에 대한 법적 근거는 마련돼 있지만, 지금까지 실제로 수출이 이뤄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90년대 중반 이전까지 쌀 자급률이 100%에 못 미쳐 수출 신청 자체가 거의 없었을 뿐더러, 정부로서는 UR 협상 등에서 쌀 수입국으로서의 개방 피해를 강조해야하는 입장과도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쌀 소비 감소 등으로 공급에 다소 여유가 생겨 일부 업체들이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기 시작하면서 정부도 쌀 수출 제도 및 절차 정비를 검토해왔다.
농림부는 당초 지난 3월초 수출 자격이나 절차 등을 명시한 고시를 만들어 본격적인 수출 추천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한미 FTA 협상에서 미국측이 쌀 시장 개방을 거론할 가능성을 고려해 일단 이를 보류한 바 있다.
농림부 관계자는 "현재 고시 제정 등을 다시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며 확답을 피했지만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이 관계자는 "일단 한미 FTA에서 쌀 문제를 무사히 넘겼고, 한.EU FTA도 쌀 등 민감품목은 예외 취급을 받을 가능성이 큰 만큼 적극적으로 검토해 곧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호경 기자 shk999@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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