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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11 14:48 수정 : 2007.05.11 15:1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 사건의 발단이 된 서울 강남구 청담동 ㄱ가라오케. 지난달 8일 새벽 김 회장의 둘째아들과 서울 북창동 ㅅ클럽 종업원들 사이에 시비가 벌어진 장소다.

경찰, 보복폭행 추가 피해자 3명 추가 확인
‘사과만 하면 된다’…‘알바’ 나섰다가 ‘흠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진실이 경찰 수사로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경찰청은 11일 김 회장쪽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알려진 조아무개씨 등 6명과 별도로 3명을 소환해 조사했고 이들이 보복폭행 사건의 피해자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추가피해자는 청담동 ㄱ가라오케에서 김 회장의 둘째아들과 북창동 술집 종업원 간에 벌어진 ‘충돌’과 전혀 관련이 없는 이들로, 엉뚱한 피해자가 된 셈이라고 경찰은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경찰 관계자는 보복폭행 피해자들 가운데 6명만 피해사실을 밝히고 이들 3명이 폭행 피해 사실을 감추고 있었던 이유에 대해 “이보다 더한 코미디가 있을 수 없다”며 “이들이 피해사실을 숨긴 데는 다른 기막힌 이유가 있는 데 곧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스스로 ‘더할 수 없는 코미디’라고 밝힌 내용은 김 회장쪽의 요구대로 ㄱ가라오케에 가서 “김회장 아들쪽에 사과만 하면 되면 괜찮을 것으로 생각”하고 ‘알바’에 나선, ㄱ가라오케 인근의 또다른 술집 ㄷ업체의 종업원 3명이 이번 보복폭행의 피해자가 된 사실이다.

경찰은 “이들 피해자 2명은 ㄱ 가라오케에서 5분 거리 안에 있는 ‘ㄷ’바의 종업원들로, 김승연 회장에게 (둘째아들이) 상대편이 8명이라고 했는데 북창동 ㅅ클럽 종업원이 4명만 왔기 때문에 8명으로 숫자를 맞추라고 한 거다”라며 “그래서 처음에는 4명을 ‘알바’로 부른 것”이라고 밝혔다.


ㄱ가라오케 사장쪽은 이들 4명에게 “와서 무조건 잘못했다고 사과하라. 사과만 하면 된다”고 했지만 결국 청계산에 끌려가 ‘보복폭행’을 당한 셈이다. 경찰은 “그런데 청계산까지 가서 맞은 애들은 3명으로, 한 명은 ㄱ가라오케에서 청계산으로 가기 전에 ‘바쁜 일이 있다’면서 차에 안 탔다”고 밝혀 ‘청계산 폭행’을 모면했다고 밝혔다.

경찰쪽은 “이들 엉뚱한 피해자 3명은 청계산에서 맞고, 북창동까지 왔으나 ㅅ클럽에는 안 들어간 것으로 안다”며 “밖에서 우리는 아니다고 사실대로 말해서 돌아갔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보복 폭행 ’사건으로 사전구속영장이 신청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11일 오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런 사실은 지난 4월27일치 <한겨레> 1면, 3,4면에 보도한 피해종업원 목격기(“김승연회장이 직접 때렸다”)를 통해서 보도된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경찰의 수사는, <한겨레>의 단독보도 내용이 사실이었음을 확인해준 셈이다.

경찰 당국자는 11일 이런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된 데 대해 “한화쪽 경호과장이 처음에 (회장 아들을) 때린 애들을 7~8명으로 보고했는데, 김승연 회장이 직접 올지 몰라서 생긴 일 같다”며 “갑자기 김 회장이 나타나서 종업원들을 급하게 끌어모아 숫자를 맞추었다”고 밝혔다. 그런데 멋모르고 ‘대신 사과’를 하러 간 ‘ㄷ바 종업원’들이 청계산에 끌려가 생각과 달리 공포스런 집단 폭행을 당하고 이들이 “사실 우리는 김 회장 아들과 시비가 붙은 ㅅ클럽 종업원이 아니다”라고 고백한 것이다.

경찰은 김 회장쪽이 피해자들에게 돈을 주고 폭행 사실을 무마하려고 하던 중 피해자들 중 소수가 돈을 배분하지 않고 가로챘기 때문에 소외된 피해자들이 폭행 사실을 경찰에 알렸다는 ‘배달 사고설’에 대해, “그런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 ‘엉뚱한 피해자’이 치료비 명목으로 몇십만원에서 100만원대까지를 받았다고 이야기하고 있으나 이 돈의 출처가 이들 종업원을 ‘사과 알바’로 부른 ㄱ가라오케쪽인지, 한화쪽인지는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아래는 <한겨레>가 지난 4월27일치로 보도한 ‘김승연 회장이 직접 때렸다’(피해 종업원 목격기) 중 관련 부분이다.

■ 1차 보복=3월8일 오후 ㄱ가라오케로부터 우리 쪽으로 전화가 왔다. “문제가 생길 것 같다. 한화 쪽이 사과를 요구하니 이쪽으로 와서 사과하라”는 내용이었다. 사과를 하면 조용히 무마가 될 거라고 했다. ‘설마 보복이야 하겠나’라는 생각에, 김씨를 때린 사람은 가지 않고 다른 사람을 내세워 종업원 5명이 가기로 했다. 이날 새벽에 술 마시던 우리 일행은 8명. 사람 수가 모자라 ㄱ가라오케 종업원 3명을 끼워넣었다.

가자마자 우리들은 경호원들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붙잡혀 한 산으로 끌려갔다. 어두운 산이었다. 누군가 작은 손전등을 하나 켠 뒤 얼굴을 비췄다. 미국 공포영화가 떠올랐다. “아들을 때린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다. 우리가 “이 사람”이라며 대신 지목한 사람의 양팔을 경호원들이 붙잡았다. 김 회장이 “내 아들이 눈을 맞았으니 너도 눈을 맞으라”며 눈을 계속 때렸다. 그 사람이 김 회장인 줄은 나중에 알았다. 눈이 만신창이가 됐다. 경호원들은 쇠파이프와 전기충격기도 들고 있었다. 이들은 우리 일행에게 쇠파이프를 휘둘렀고 총처럼 보이는 것으로 위협도 했다. 김 회장 아들을 때린 사람이라며 대신 나섰던 사람이 “나는 때린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자, 김 회장 일행은 진짜 때린 사람을 찾아야겠다며 북창동으로 향했다.

▶ ‘보복폭행’ 사건 피해자 3명 더 있다
▶ 영장실질심사 심리맡은 이광만 부장판사는 누구?
▶ 김회장 영장심사 검찰-변호인 ‘공방’ 예상

▶ [편집국에서] 한화에 ‘출근’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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