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회장 공백'..경영기획실 중심 비상시스템 가동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 구속에 따른 경영공백을 메우기 위한 비상시스템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룹 좌장격인 최상순 부회장과, 금춘수 실장을 비롯한 경영기획실 임원들이 함께 하는 소위 '상황실 회의'를 매일 열어 그룹 단위 조율이 필요한 비즈니스의 차질없는 추진 대책과 김 회장에 대한 검.경 수사 및 기소를 앞둔 시점에서의 법적대응 논의를 해나간다는 것이다. 특히 한화는 12일 이 회의를 열어 당분간 총수의 공백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각 계열사가 이미 독립경영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만큼 전체 임직원들이 CEO들을 중심으로 동요없이 업무에 매진하도록 당부하는 메시지를 전파했다. 이어 13일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같은 회의를 열어 구속된 김 회장 '보좌' 문제와 추후 여론동향 대책 등을 숙의했고, 낮에는 김 회장에 대한 경찰 조사에 앞서 법무실장과 비서실장이 김 회장을 면회하는 등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장교동 본사에도 홍보팀과 법무팀 등 관련 임직원들이 정상 출근해 실시간으로 뉴스를 점검하고 인터넷 여론 동향 등을 살피면서 평일과 다름없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그룹 고위 관계자는 "매일 회의를 열어 대응 태세를 점검할 예정"이라고 말하고 "지금은 무슨 특별한 대외 공표나 활동 등을 생각하기 보다는 그저 새로운 상황을 맞아 여러 가지를 대비하고 점검하는 차원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굉장히 긴장된 상태인 것은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하고 "동요하지 말고 차질없이 업무를 추진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이에 따라 필요시 경영기획실 중심의 대책회의에 관련 계열사 사장이 합류하거나 계열사 사장간 네트워크를 가동하면서 현안을 풀어나가고,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도 검토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한편 한화의 다른 관계자는 향후 법적 대응과 관련해 거론될 수있는 '옵션' 가운데 하나인 구속적부심에 대해 변호인단이 판단할 문제라는 전제를 깔면서도 "별로 실익이 없다고 하는 것같다"며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추후 보석 신청 여부에 대해서는 "앞으로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문제로, 지금 거론할만한 것이 못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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