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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13 22:25 수정 : 2007.05.14 01:56

조중표 외교통상부 제1차관이 13일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 마련된 ‘골든로즈호 침몰사고 대책본부’에서 전화로 송민순 장관과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한국 해경 경비정 수색참여 제안 거부당해

중국 다롄항에서 철재 코일 5900t을 싣고 충남 당진으로 가다 침몰한 제주 선적 화물선 ‘골든로즈호’(3849t급)는 가해 선박이 사고가 난 지 7시간35분이 지나서야 신고해 초등 대처가 늦어지면서 수색 작업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교통상부와 해양경찰청 등 우리 정부도 뒤늦게 사고를 통보하고 확인하는 등 늑장 대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편, 해양경찰청은 12일과 13일 세차례에 걸쳐 해경 경비정을 사고 해역에 보내 수색작업을 벌이는 방안을 중국 쪽에 제안했으나 중국은 수색의 1차적 책임은 자신들이라며 거부했다.

7시간35분 지나서 신고=중국 선박 진성호는 충돌 뒤 현장 구조 지원 없이 그대로 다롄항에 입항한 뒤 사고 발생 7시간35분 뒤인 12일 오전 11시40분께 중국 산둥성 수색구조센터에 ‘충돌사고가 있었는데 상대 선박이 침몰할 것 같다’고 신고했다. 사고 발생 사실은 중국 칭다오에 있는 한국선급협회를 통해 이날 오전 11시50분께 골든로즈호 관리회사인 부산 초량동 부광해운 쪽에 전달됐고, 해양경찰청은 부광해운의 신고로 오후 1시58분께 사고 사실을 처음 알았다.

해경은 “선박이 조난하면 즉시 조난 위치를 알려주는 자동발신장치가 골든로즈호에 탑재돼 있으나 작동하지 않아 뒤늦게 파악했다”고 말했다. 해경은 또 “사고가 나면 가장 가까운 선박이 구조하는 것이 국제적인 관례”라며 “진성호가 왜 그대로 다롄항에 입항한 뒤에 신고를 했는지 의문이 간다”며 중국 쪽에 조사를 요구했다.

특히 진성호는 뱃머리 부분이 일부 파손된 것으로 알려져 이 선박이 인명구조에 나섰으면 실종 선원들을 구할 수 있었을 것으로 해경 쪽은 보고 있다. 중국은 진성호를 상대로 사고 경위 조사에 착수했다.

골든로즈호 침몰사건 일지
실종자 아직 못 찾아=중국 수색구조본부는 우리 해경의 사실 확인 및 수색 구조요청을 받고 경비정, 항공기 등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중국 수색구조본부는 12일 저녁 7시30분께 사고 해역에서 구명벌 2개와 기름띠를 발견했으나 실종 선원들을 찾지 못했다. 중국 수색구조본부는 13일에도 경비정과 항공기 등을 동원해 사고 해역에서 이틀째 수색작업을 벌여 골든로즈호가 표기된 구명환 4개를 발견했으나 역시 실종자는 찾지 못했다고 통보해 왔다.

해경은 사고 시간이 선원들이 자는 시간이어서 선원들이 선내에 숨진 채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침몰한 골든로즈호의 선체 수색을 중국 쪽에 요청했다. 사고 해역은 수심이 50m로 선체 수색이 가능하다.

오열하는 선원 가족=부광해운 사무실에는 20여명의 실종 선원 가족과 회사 관계자들이 이틀째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실종된 기관장 전해동(58·부산 북구 만덕3동)씨의 형 해도(66)씨는 “배를 들이받고 상대 선박의 안전 유무를 확인하지 않고 그냥 갔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신고라도 빨랐다면 선원들을 구조할 수 있었을텐데 …”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씨는 또 “배가 심하게 기울어지는 등 위험이 닥치면 인근 선박이 알 수 있도록 하는 자동 경보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선장 허용윤(58)씨의 부인 장한금(60)씨는 “지난주 군산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소리냐”며 눈시울을 적셨다.


부광해운은 15일께 대책반과 실종자 가족들을 중국 현지로 보내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실종자 수색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한국인 선원 실종자 명단>

△선장 허용윤(58·부산시 동구 수정5동) △1항사 한송복(44·부산시 연제구 거제동) △2항사 최봉홍(51·경남 진해시 부흥동) △기관장 전해동(58·부산시 북구 만덕3동) △1기사 임규용(44·인천시 서구 가정동) △2기사 하지욱(20·울산시 남구 야음1동) △조리장 강계중(57·경남 진해시 청안동)

인천/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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