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호 노조위원장은 “시청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참회하고, 스스로의 모습을 돌아보기 위해 단식을 하기로 했다”면서 “MBC 내부의 언론윤리를 확립하고 감시해야 할 노동조합의 대표로서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단식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MBC 노조가 이번 파문의 원인으로 ‘공영방송에 걸맞지 않는 경영진 용인’을 언급하며 경영진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나서 향후 노조의 대응이 주목된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 8일 성명을 내어 “MBC는 이번 사건의 주도자에 대해 명백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보직사퇴나 사회자 교체 선에서 적당히 마무리할 문제가 아니”라며 “보도국장이 사적인 인연을 구실로 부적절한 만남을 주선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로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일벌백계”할 것을 요구했다. 아래는 문화방송의 10일자 사과성명과 8일에 발표된 언론노조와 언론인권센터의 성명이다. <한겨레> 온라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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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노조 성명] 치열한 반성을 다짐합니다.
공영방송 MBC의 소명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됩니다. MBC의 보도국장과 매체비평 프로그램 진행자 등이 방송을 통해 고발했던 업체 관계자와 가졌던 술자리는 변명의 여지없이 부적절한 것이었습니다. 시청자 여러분은 보다 투명하고 정직한 사회를 위한 디딤돌이 되라고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저희에게 위임해주셨습니다. 그러한 사명을 최일선에서 견지해냈어야 할 MBC 노동조합은 이번 사태 앞에 누구보다 큰 책임을 느끼며 뼈를 깎는 심정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용서를 구합니다.
지금 저희앞에 놓여진 최대 과제는 공영방송 MBC의 구성원으로서의 치열한 자기 성찰이라는 사실은 너무나 명백합니다. 그러나 실천으로 이어지지 않는 자기 성찰은 별 의미가 없다는 사실 또한 분명합니다.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 저희는 아래와 같은 것들을 결의하고 실천에 옮겨나갈 계획입니다.
1. 우리 사회가 MBC 구성원들에게 요구하는 도덕적 수준은 엄중합니다. 하지만 뉴스를 비롯, 각종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수많은 상황과 마주치며 우리들은 저도 모르게 도덕적으로 무뎌졌는지도 모릅니다. 이번 사태를 도덕적 쇄신의 계기로 삼겠습니다. 밝혀야 할 것이 있다면 밝히고 털어야 할 것이 있다면 털어 내겠습니다. 철저한 자기 반성을 해나가겠습니다. 어찌 보면 제도는 부차적인 문제일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보다 엄격하고 구체적인 내용의 윤리 규정을 포함해 간부 임명 방식과 검증 절차 등 시스템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면 이것을 만들어내겠습니다.
2. 보도국장이 간여한 이번 사건에는 당사자의 인사권을 행사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책임 역시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 경영진이 사태를 얼마나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지 의문입니다. 취임 당시부터 지나친 보수성 때문에 우려를 샀던 MBC의 경영진은 지난 2년 동안 프로그램 편성이나 인사, 그리고 조직 운영방식에서 구시대의 관행과 단절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MBC 노동조합은 이번 사태가 궁극적으로 공영방송에 걸맞지 않는 경영진을 용인해온 데서 잉태돼왔다고 규정합니다. 권위주의 시대의 패러다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경영진은 시대의 변화에 둔감했고 조직과 조직원의 혁신을 일궈낼 수도 없었습니다. 경영진은 반드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MBC 구성원들은 그 결과를 주목할 것입니다.
3. '사실은..'의 새로운 탄생을 위해 열과 성을 다하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들이 느꼈을 실망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체 비평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게 저희 생각입니다. 이미 권력으로 자리잡은 언론간의 상호 비판을 통한 감시와 견제라는 이 프로그램의 정신은 또 다른 프로그램으로 계승되어야 합니다. 거대 언론사끼리 서로 좋은 게 좋다면서 자신들의 잘못을 감싸주던 과거로 돌아가는 게 이번 사태의 결말이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비판의 칼날은 스스로에게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을 때 한층 날카로워질 수 있습니다. 다른 누구보다 우리 자신에게 더 엄격한 매체 비평 프로그램으로의 변신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지금 저희에게 요구되는 것은 백마디 말이 아니라 진정한 변화를 위한 실천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오늘의 부끄러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한없이 치열한 자기 성찰을 다짐합니다. 다시 한 번 시청자 여러분들께 고개 숙여 사죄 드립니다.
2005년 1월 10일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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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 성명] MBC는 철저한 자기반성과 내부개혁에 나서라 지난 연말 SBS 윤세영 회장의 처남이자, (주)태영의 부회장을 맡고 있는 변 탁씨가 강성주 MBC보도국장, 신강균 차장, 이상호 기자 등과 저녁자리를 갖고, 이 자리에서 SBS의 물 캠페인에 대해 해명한 후 이들에게 이른바 명품 고급 가방을 선물했다고 한다. 다음날 강 보도국장과 신 차장은 변 씨를 만나 가방을 돌려줬고 이 기자는 우편으로 돌려보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은 이상호 기자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양심고백을 하면서 알려졌다. MBC는 이 사건과 관련, 7일 뉴스데스크를 통해 사과방송을 했으며, 강성주 MBC보도국장은 보직사퇴 의사를 밝혔고, 신강균 차장은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이하 사실은)의 진행자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한다. <사실은>은 그동안 '전두환 비자금 추적' '철모 등 군납비리' 등 언론과 사회의 성역을 깨뜨리는 소재를 보도하며, 과감하고 끈질긴 보도태도로 탐사보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보도로 '사실은'은 보수언론과 기득권세력의 줄기찬 비난에 직면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지난해 사회와 언론의 민주화에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하여 <사실은>팀에게 민주언론상을 수여하기도 했다. 그러하기에 이번 사건에 대한 우리의 충격은 더욱 크다. 물론 이상호 기자의 양심고백은 매우 용기 있는 일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하는 점은 이들이 만남을 갖고 선물을 받았으며 다시 돌려주었다는 표면적 사실 관계보다 만남을 가진 목적 그 자체에 있다. 신강균 차장은 SBS의 물 캠페인 보도로 생긴 "불편한 관계를 털어보려고" 만났다고 한다. 사적 인연을 내세워 "불편한 관계를 풀어 보려고" 만나고 만나주는 부패한 취재원과 '구악' 언론인의 관계에 대해 비판하고 감시해야 할 자신의 역할을 저버리고 오히려 구설수에 오르다니 참으로 참담한 일이다. 도대체 무엇이 불편했다는 말인가. 기자는 정당하게 비판하고 그 비판에 대해 책임지면 되는 것 아닌가. MBC는 이번 사건의 주도자에 대해 명백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보직사퇴나 사회자 교체 선에서 적당히 마무리할 문제가 아니다. 특히나 보도국장이 사적인 인연을 구실로 부적절한 만남을 주선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MBC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일벌백계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사실은> 프로그램 또는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자체를 없애는 이유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MBC는 오히려 자사 내부뿐만 아니라 전 언론계에서 이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감시자의 역할에 더욱 충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자들을 포함한 MBC의 구성원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영방송의 일원으로서 더욱 철저한 자기반성과 내부개혁에 매진해야 할 것이다. 1월8일 전국언론노동조합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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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권센터 논평] 언론 윤리강령 강화 및 기자윤리 확립을 촉구한다 MBC <사실은…> 관계자의 고가 선물 파문에 대한 논평 금품을 통한 언론인 회유라는 잘못된 관행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자행되고 있다는 충격적 사실이 밝혀졌다. MBC 보도국장과 프로그램 앵커 및 기자 등 세 명이 자신들의 프로그램에서 비판한 업체로부터 고가의 선물을 받았다가 뒤늦게 돌려주었고, 사실이 알려지자 보도국장과 앵커는 스스로 보직을 사퇴하고 MBC는 자체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우리는 이번 사태에 대해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실효성 있는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은 권력과 자본을 감시, 비판, 견제해야 하는 언론이 오히려 그들과 유착하여 언제라도 특권층에 합류할 수 있는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해당 프로그램이 사건과 뉴스의 이면을 파헤치는 것으로 비교적 호평을 받고 있는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이고, 관련 기업이 또 다른 지상파 방송사 SBS의 대주주 태영이라는 점에서 충격이 더 크다. 이 같은 시대착오적 행동을 서슴지 않는 대주주가 SBS의 경영과 방송편성, 제작에 직간접적으로 끼칠 악영향에 대해서도 염려스럽다. MBC는 진상조사를 철저히 해서 당사자들의 행동에 문제가 있었다면 징계 등 합당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이와 비슷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를 점검, 개선하고 기자윤리의식을 높일 수 있는 적절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받은 선물을 되돌려주고 스스로 보직을 사퇴했다고 해서 어물쩍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이와 같은 제도 개선 및 기자윤리 확립은 MBC뿐 아니라 다른 언론사에도 마찬가지로 해당된다. 우리는 언론인들이 언제라도 이와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일을 계기로 언론계가 자체 윤리강령 제정 및 강화에 힘쓰고 언론인 각자가 평소 분명한 원칙과 기준을 가지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 언론계 전체의 자성과 분발을 촉구한다. 2005년 1월 8일 사단법인 언론인권센터 이사장 이 장 희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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