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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16 18:36 수정 : 2007.05.16 18:36

배심제 대비 공판검사 48명 지도한 이영란 교수

배심제 대비 공판검사 48명 지도한 이영란 교수

“제가 검사라 여기고 지켜보세요”

‘베테랑 연극인’의 눈빛이 빛나기 시작했다. 배심제를 앞두고 공판기법을 배우기 위해 16일 법무연수원에 모인 전국의 공판검사 48명의 눈동자가 배우의 동선을 따라갔다. 경희대 연극영화과 이영란(사진 오른쪽) 교수는 손가락을 턱에 받치고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피고인에게 ‘범인이 맞죠?’라고 그냥 묻는 것과, (배심원을 등진 듯 걸어가다 갑자기 뒤돌아보고 손가락질하며) ‘범인이 맞습니까’라고 묻는 것과 다르죠?”. 배심원을 설득하는 이 교수의 노련한 ‘연기’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 교수는 여성주의 연극 〈자기만의 방〉을 오래 공연했으며 영화 〈꽃잎〉과〈태극기 휘날리며〉 등 장르를 넘나들며 연기활동을 해 오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살인, 강간 등 다섯가지 사건을 가정해 공판검사들이 피고인과 증인을 심문하고 배심원을 설득하는 모습을 한명 한명 지켜보고 지도했다. 이 교수는 대부분 뻗뻗한 자세와 높낮이가 없이 ‘무색무취’한 말투로 어눌하게 말하는 검사들에게 동작, 손짓, 목소리 톤과 시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검찰청은 최근 국회를 통과한 국민참여재판제도(배심제) 실행을 앞두고 공판검사들이 앞으로 법정에서 할 태도를 직접 체험하도록 14~16일 공판기법 교육을 마련했다. 검사들은 이날 오전 이 교수와 화술 전문가의 강연을 들은 뒤 오후엔 직접 살인교사사건 모의재판을 진행했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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