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5.16 19:52
수정 : 2007.05.16 19:52
과거사위, 진실규명 결정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송기인)는 지난 15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정상윤의 신간회 평북 철산지회 사건’과 ‘박창래의 여수수산학교 학생독립운동 사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은 모두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에 참여한 인물로, 진실위원회가 좌익활동을 한 이들에게 항일운동 공적을 인정하는 진실규명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진실위원회는 1928년 당시의 신문과 판결문을 통해 정상윤(1905~51·추정)씨가 같은해 8월 신간회 평북 철산지회 발기인대회에서 사회를 맡아 회의를 진행하고 ‘신간회 철산지부 설립 취지서’를 배포하려다 붙잡혀 옥살이를 하는 등 독립운동에 참여한 행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간회는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진영이 함께 1927년 2월 발족한 민족운동단체이며, 철산지회는 1928년 경찰의 삼엄한 경계 속에 발기인대회를 열다 정씨를 비롯해 박봉수·정치언·정국일씨 등 주모자 9명이 체포됐다. 정씨의 아들은 지난해 “아버지가 좌익활동을 했지만 항일독립운동 사실은 인정해 달라”며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진실위원회는 또 박창래(1914~48·추정)씨가 1930년 3월 전남 여수수산학교의 독서회 활동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의 선고를 받은 사실을 당시 판결문과 신문기사를 통해 확인했다. 독서회는 1930년 3월 여수 종고산 정상에서 모임을 열어 발족한 뒤 매주 한차례 정기 모임을 열어 항일투쟁 방안을 모색하는 등 항일운동을 편 사회주의 계열 청년단체다. 박씨는 해방 뒤 여순사건 때 화양면 인민위원장으로 선출되는 등 좌익활동을 벌였다.
박씨의 아들은 “아버지의 좌익 행적이 과장되는 바람에 항일운동 전적이 적절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며 위원회에 사실 확인을 요청한 바 있다. 독서회 회원인 윤경현·오놀보씨는 각각 1977년과 2000년 대통령 표창을 받은 바 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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