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5.16 22:25
수정 : 2007.05.16 22:29
각각 남미·유럽으로 출장 떠나
공기업 감사들의 외유성 남미 출장이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교육청 장학관과 교장, 교감 등이 16일 이미 확정해 발표한 교육 제도를 연구·조사한다는 명분으로 외유성 국외 연수를 떠났다. 서울시 구청장 7명도 외유성 남미 출장 중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서울시교육청은 16일 학교선택권 확대 방안 연구·조사를 위해 시교육청 중등교육정책과 과장(장학관)과 장학사 3명, 교장 2명, 교감 1명, 교사 6명 등 12명이 이날 오후 1시30분 열흘 일정의 유럽 연수를 떠났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이번 연수를 통해 고교선택권 정책에 대한 보완 및 확대 방안을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고교선택제 시행안은 이미 지난 2월 말 최종 확정돼 발표됐다.
연수단은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 등 세 나라를 둘러본 뒤 25일 귀국할 예정이며, 여행 경비는 한사람당 250만~270만원이다. 연수 주제와 관련된 일정은 △18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시 교육청 방문(3시간) △21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고교 방문(2시간) △23일 체코 프라하 중등학교 방문(2시간)뿐이다. 나머지는 ‘문화 체험’이란 이름으로 유적지와 관광지를 둘러본다.
지난 11일 출국한 서울 구청장 7명의 남미 4개국 출장도 13일 동안의 일정 가운데 업무와 직접 관련된 것은 4곳 방문뿐이다. 이들은 지난 12~15일 브라질 쿠리치바시의 교통정책연구소와 도시계획연구소 등을 방문했고, 16일부터 이틀 동안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머물면서 수질정화를 담당하는 국영회사 한 곳을 찾았다. 칠레와 페루를 찾는 18일부터는 잉카문화 유적지를 관광하는 일정만 잡혀있다.
쿠리치바시는 환경친화적인 교통정책으로 잘 알려진 곳이지만, 아르헨티나 일정에 대해 서울시의 한 수질정책 담당자는 “수질정책과 관련해 아르헨티나에 출장까지 가서 배울 것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출장에는 김효겸 관악구청장, 최선길 도봉구청장, 홍사립 동대문구청장, 신영섭 마포구청장, 이호조 성동구청장, 김영순 송파구청장, 노재동 은평구청장 등이 참여했고, 문병권 중랑구청장은 오는 18일 출국해 구청장들과 합류할 계획이다. 구청장들은 수행원을 한 명씩 대동했고 각 구 예산에서 1960만원 가량씩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참여연대는 이날 공공기관 감사 21명의 외유성 출장과 관련한 논평을 내어, “감독당국인 기획예산처가 출장 목적과 성격을 가려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하고, 공직사회에 대한 감찰 책임을 맡고 있는 감사원도 직접 감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창섭 김기태 유신재 기자
kk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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