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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17 11:50 수정 : 2007.05.17 11:50

김성호 법무부 장관

"아들이 눈이 찢어지고 온 것을 보니 흥분했고 혼자 힘으로 안 되니 힘센 사람을 데려가서 되갚은 사건인데, 사실 부정(父情)은 기특하다”

“이것은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 이건 봐주기는 봐줘야 하는데, 이 사건을 가만히 보면 (우리 사회가) 집단 왕따나 따돌림 등을 좋아하는 것이 있다”

김성호 법무부 장관의 말씀이다. 이것이 입을 통해 나와서 사람들의 귀에 전달이 되니까 말인 것인지 사실상 내용으로 본다면 말이 아니다.

김 장관은 15일 이화여대 법학관 231호 강의실에서 열린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신뢰사회 구현’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에서 이같은 말을 한 것인데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신뢰사회 구현’이라는 주제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말인지 가슴을 진정하고 돌아봐야 할 일이다.

일국의 법무부 장관이라는 인사가 기껏 한다는 말이 “정상참작의 여지가 있다”라니 이 사람이 지금 직위를 이용해서 사건의 법적 판단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아닌가 저으기 우려가 되는 장면인데 아니나 다를까 “곧 검찰로 사건이 넘어오는데, 딱 법과 원칙대로 하라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심한 것 같기도 하다”라는 말을 하면서 김 장관의 발언은 위험수위를 아주 넘어버렸다.

“어떤 기업의 모 회장이 구속됐는데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힘으로만 하고, 법만 없으면 얼마나 좋겠나. 법이 있다 보니 모 그룹의 회장도 구속이 됐다. 보복폭행 이런 말이 나오는데 이것은 정당방위가 아니다. 나를 막으려고 하면서 공격을 하면 정당방위지만 그건 보복”이라는 김 장관의 말도 참 어이없고 한심하기는 매일반이다. 말의 후미에 보복폭행과 정당방위를 언급했지만 서두에 “법만 없으면 얼마나 좋겠나. 법이 있다 보니 모 그룹의 회장도 구속이 됐다.”라고 말하는 김 장관은 도대체 법무부 장관인지 시정잡배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인물이다.

김 장관은 지금 김승연 한화 회장의 구속이 너무나 가슴이 아픈가보다.

법무부 장관이라는 사람의 입에서 나온 이 기막히고 어이없는 말들이 우리사회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의 인식이라면 그야말로 보통문제가 아니다.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신뢰사회 구현을 이야기하는 장관의 강연주제에서 나온 발언들이라면 그야말로 김 장관이 생각하고 그려보는 법과 원칙이 바로 서는 신뢰사회란 힘으로만 하고 법만 없다면 얼마나 좋은 세상일까..하는 발칙한 세상일 것이다.

김승연 회장의 보복활극에 대해서 언론이 지나치게 한쪽을 일방적으로 때리고 애초 폭행사건의 시발이었던 술집종업원들의 폭행문제에는 둔감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되는 것이지만 문제의 핵심은 폭행이라는 그 자체가 아니라 법을 대하는 문제, 법에 대한 상식적이고 공정한 행위가 문제인 것이다. 폭행을 일으킨 술집 종원들은 그야말로 법적인 절차를 통해 상응하는 댓가를 치루게하면 되는 것을 사회적으로 자신이 가진 힘을 이용해서 법과 원칙을 앞장서서 무너뜨린 김승연 회장의 보복활극은 술집 종업원들의 폭행따위에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법무부 장관의 발언들을 들여다보자니 왜 이렇게 우리 사회에서 원칙과 상식이 가차없이 무너지고 힘의 논리에 도취한 일방통행식의 일탈이 나오는지 사회 상층부의 개념이 확연히 드러난다. 최소한 법무부 장관씩이나 되는 인사라면 이런 식으로 법과 원칙을 마구 무시해서는 안된다. 무시하고 싶다면 골방에서 혼자 주절대면 되는 것인데 그것을 공개리에 진행되는 강연에서 했다면 그가 바부탱이가 아닌 다음에야 자신의 생각의 일단을 그나마 완곡하게 표현했을 것이란 당연하고 상식적인 판단에서 볼때 그는 발언의 수위보다 더욱 기막힌 생각을 가졌을 것이란 판단은 무리한 유추가 아닐 것이다.

“김성호 법무부 장관님, 당신 지금 미치셨어요?”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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