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충북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계에 따르면 충북 음성 맹독면 김모(69.여)씨는 지난 10일 오후 5시께 손자(5)와 함께 읍내 시외버스터미널을 찾았다.
김씨는 한시간 뒤 청주에 있는 딸과 약속을 한 터라 조급한 마음에 매표소를 찾았지만 매표원이 없자 승차장에 대기 중이던 버스운전사 박모(41)씨에게 승차권 대신 현금 승차를 요구했다.
하지만 박씨는 현금승차는 안된다며 매몰차게 김씨를 몰아세웠고 곧장 출입문을 닫고 다음 정거장인 진천읍으로 떠났다.
박씨의 야박함에 속이 상한 김씨는 딸과의 약속을 지켜야한다는 생각에 택시를 잡아타고 진천읍 버스정류장까지 내달렸고 다시 매표소를 찾아 표를 사려했지만 매표원이 없자 승강장에 정차 중이던 박씨에게 현금승차를 부탁을 했다.
박씨는 김씨의 통사정에도 계속 승차를 거부했고 이내 김씨 얼굴에 침을 뱉고 마시던 커피까지 집어던졌다.
박씨는 그래도 화가 안풀렸는지 손자가 보는 앞에서 김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고 김씨는 넘어지면서 얼굴에 멍이 들고 이가 부러지는 상처를 입었다.
청주에서 어머니를 기다리던 김씨의 딸은 뒤늦게 나타난 어머니를 만나고서야 자초지종을 알게됐고 병원치료로 어머니가 안정을 찾자 곧 경찰을 찾아 박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박씨를 불러 당시 폭행여부를 조사했고 노인에게 침을 뱉고 수차례 폭력을 휘두른 혐의(상해)로 박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종종 현금승차 문제로 시비가 되는 경우가 있지만 노인에게 주먹을 휘두른 경우는 처음 본다"며 "박씨는 이전에도 승차거부로 고소를 당하거나 회사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적이 있다"고 전했다.
양정우 기자 eddie@yna.co.kr (청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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