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외국어대학 학장 등 19명 입건
베트남인 여성 ㅇ(21)씨는 2006년 4월께 1년 짜리 유학비자로 한국에 들어왔다. 그는 경북 경산의 영남외국어대에 입학했고, 입학 1주일만에 학교 앞 아이스크림 공장에 취업해 하루 9시간 동안 일하며 매달 70만원을 받고 있다. 영어과 학생이지만 수업에 참여한 적은 한 번도 없다.대구지방경찰청은 23일 지난 3년 동안 외국인 유학생 280여명에게 영남외국어대학에 학생 신분으로 적을 두고 실제로는 불법취업을 하도록 출석부 등을 가짜로 꾸며준 혐의(고등교육법 및 출입국관리법 위반)로 이 대학 국제교류원장 송아무개(49) 교수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학장 노아무개(54)씨 등 교수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2004년 초부터 중국과 베트남 등지에서 온 유학생 280명한테 1년치 등록금 410만원씩을 받고 입학시킨 뒤 학교 수업을 하지 않은 채 불법 취업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학생들은 소속 학과와 담당 교수를 전혀 몰랐지만 교수들이 정상적으로 출석도 하고 시험도 치른 것처럼 출석부 등을 가짜로 꾸며놨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유학생 280명 가운데 161명은 현재 학교에 재학 중인 상태에서 대구 성서공단 등 전국에 흩어져 공장 등에 취업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송 교수 등은 유학생들은 대부분 입학 뒤 1년이 지나면 유학비자 기한이 끝나 학교를 떠나지만 2년치 등록금을 낸 44명에게는 수업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전문학사’ 학위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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