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대원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 감찰 일지
|
‘보복폭행 사건’ 이첩경위 의혹 증폭
강대원 과장 조폭연루 검찰 보고…청장만 몰랐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을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남대문경찰서로 넘기는 데 대해 광역수사대와 남대문경찰서 모두 반대 의견을 밝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서울경찰청에서 이첩 결정을 내린 경위를 두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경찰청 관계자는 23일 “장희곤 남대문경찰서장이 3월 하순 남대문경찰서로 사건이 이첩된다는 통보를 받고 서울경찰청에 이첩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 서장이 당시 “보복폭행 사건 첩보를 처음 입수한 광역수사대가 이미 기초조사와 사실확인 작업을 벌였으므로 남대문경찰서가 이를 다시 수사하는 것은 부적당하다”는 의견을 냈으나 묵살됐다는 것이다. 이 사건을 내사하던 광역수사대도 사건 이첩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한 경찰 간부가 전했다. 이에 대해 한기민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은 “그런 얘기가 있어 내 입장을 감찰조사 때 밝혔고, 장 서장도 본인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안다”며 “감찰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더 얘기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 서장은 “반대 뜻을 나타냈느냐”는 질문에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달 수사 주체인 서울 남대문경찰서 강대원 수사과장과 이진영 강력2팀장이 최소 두 차례에 걸쳐 사건 관련자인 ‘범서방파’ 간부급 조직원 오아무개(54)씨를 만난 사실을 남대문경찰서와 서울경찰청이 이미 지난 7~8일께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같은 시기에 강 과장은 이런 사실을 검찰에도 보고했다고 한 경찰 간부가 전했다. 장 서장은 23일 “지난 7일 조직폭력배 오씨가 이 사건과 연루된 사실이 드러나자 강 과장과 이 팀장이 (오씨를) 만난 적이 있다고 스스로 밝혔다”며 “이를 당시 수사팀을 이끌던 김학배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에게 바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경찰청은 22일 강 과장과 이 팀장을 대기발령하면서 그 이유를 “아직 조직폭력배 수사가 남아 있는 상태에서 의혹이 있는 사람을 수사선상에 둘 수 없어 배제시키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김 수사부장이 이달 초 이미 부적절한 만남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던 만큼, 서울경찰청이 밝힌 이유는 설득력을 잃는다. 한 방송이 취재에 들어가자 서둘러 강 과장 등을 대기발령한 것은 경찰이 이 사실을 감추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또 수사팀 간부와 수사 대상인 조직폭력배가 만난 사실을 검찰에까지 보고했는데도, 홍영기 서울경찰청장과 이택순 경찰청장에게는 보고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해가 가지 않는 대목이다. 당시는 여론의 관심 속에 본격적인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경찰 수뇌부도 매일 수사와 관련한 보고를 받던 때다. 김 수사부장은 “당시 장 서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지만 빨리 마무리하자는 차원에서 당사자들을 (수사팀에서) 배제하지 않았다”며 “이들을 뺐다면 보고하겠지만, 조처를 취하지 않아 보고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강 과장과 이 팀장을 감찰 차원이 아니라 수사 차원에서 조사하고 있으며, 혐의가 드러나면 입건할 방침이라고 경찰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이정훈 하어영 기자 ljh9242@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