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5.25 10:03
수정 : 2007.05.25 10:03
관광비용 둘러싼 여행사간 갈등 때문
한국 관광객이 여행사 간 관광비를 둘러싼 갈등으로 시드니 공항에서 6시간 동안 발이 묶인 사건이 발생했다.
25일 호주한국신문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오전 시드니 국제공항에 도착한 48명의 한국 관광객은 호주 현지 여행사 담당자들이 현장에 나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항터미널에서 6시간 동안 꼼짝하지 못했다.
이들은 한국 여행사인 A업체와 B업체를 통해 호주 관광에 나섰다. 그러나 이들이 도착하기 전인 지난 15일 '호주 한인 인바운드여행사협회'는 관광비용을 다른 여행사에 비해 싸게 책정한 A,B업체를 현지 협력 업체가 가이드 할 경우 불이익을 준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지난 14일 A,B업체에 이같은 사실을 공문으로 통보했지만 A,B사는 이를 무시하고 관광객을 모집해 보냈고, 현지 협력업체도 자체 규약을 어기고 관광객을 받았던 것.
이날 현지 협력업체 측은 공항에 이들을 마중 나왔지만 협회의 눈치를 살피느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관광객들은 불만을 토로했고, 시드니총영사관과 한국 정부에 연락을 취했다.
현장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협회 관계자는 "회원사가 스스로 정한 규칙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 보기 위해서 나왔을 뿐"이라며 "안타까운 상황이지만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팔순 노모를 모시고 관광에 나선 홍 모씨는 "사람들을 받아놓고 이게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며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여행사들끼리의 싸움에 우리만 희생당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승강이를 벌인지 두 시간여 만에 시드니 총영사관 관계자들이 현장에 도착, 홍보담당 영사 주재로 관광객 대표와 현지 업체 사장, 협회 관계자들이 공항에서 대책회의를 연 끝에 현지 협력업체 사장이 협회의 제재를 각오하고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결심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협회는 이날 오후 "한국에서 호주로 여행 오는 관광객에 대한 서비스 질의 향상과 바가지 쇼핑 등 여러 가지 잘못된 관행을 시정하고자 호주면세점협회와 공동으로 호주 여행업 정상화 운동을 시작했다"며 "오늘 호주 현지 여행 일정이 지연된 점에 대해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회원사 일동이 진심으로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왕길환 기자
ghwang@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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