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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위한 ‘코리아 국제학교’ 설립준비 김시종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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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 위한 ‘코리아 국제학교’ 설립준비 김시종 위원장
“일본에 살고 있는 동포들의 현실과 장래를 위해서는, 국경을 넘어서 공생의 시대를 살 수 있는 아시아적 관점이 필요합니다.” 재일동포 원로시인으로서 일본 오사카에 추진 중인 ‘코리아 국제학교’ 설립준비위원장을 맡은 김시종(78·사진)씨는 최근 재일동포 사회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국제학교 설립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학교설립준비위원회는 오사카와 교토, 고베의 중심지를 생각해서 신칸센역과 가까운 이바라키시에 학교 터 1700여평을 확보했다. 학교 건물 설계도도 나온 상태다. 그는 최근 전화 통화에서 “27일에는 오사카에서 그동안 지원해주신 분과 언론인들을 초청해서 학교 설립에 따른 설명회도 열고, 축하회겸 10명 정도의 이사진을 구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강상중 도쿄대 교수가 이사장을 맡기로 했고, 김 시인은 학원장과 학교장을 맡는다. 현재 준비위원회에는 재일동포 후세대들의 교육을 고민하는 동포 지식인과 기업인 등이 참여하고 있다. 그는 “일본인도 아니고 한국인도 아닌 경계를 넘어서 활동할 수 있는 자제들을 육성시키면, 남북의 통일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국제학교에서 사용하는 언어도 우리말과 영어, 일어 등 3개 국어를 가르친다”고 밝혔다. 역사교육 또한 자체적으로 실시할 참이다. 그는 “1년 전부터 일본 안의 대학 교수들과 한국에 있는 역사학자들이 서로 의논하면서 남의 역사도 아니고 북의 역사도 아닌 학교 전용 역사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4·3항쟁과 관련돼 1949년 6월 일본으로 ‘탈출’ 아닌 탈출을 한 김씨는 학교 설립 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일본 〈엔에이치케이〉가 ‘진혼의 순례’를 주제로 한 특집 다큐멘터리 촬영차 지난 13~18일 고향땅을 찾기도 했다. 북쪽에서는 민족반역자로, 남쪽에서는 반한인사로 낙인 찍혔던 그는 일본으로 건너간 지 49년 만인 98년 처음 제주땅을 밟았다. 이후 해마다 명절 때는 고향을 찾고 있다. 지난번 그의 방문 목적은 59년 전 4·3 당시 자신을 위해 희생한 친척의 원혼을 위로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지난 16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서 그동안의 한을 씻어내는 굿판을 벌였다.제주/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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