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5.25 20:14
수정 : 2007.05.2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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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피자 가게들 조합형태 공동브랜드 ‘피자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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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에 밀려 매출 뚝…조합형태 공동브랜드 만들어
다국적 외식업체들과 거대 프랜차이즈에 밀려 설 자리를 잃어가던 소규모 피자 가게들이 공동 브랜드를 만들어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전북 김제시에서 홀로 피자 가게를 운영하던 주상현(42)씨가 산파 구실을 맡았다. 지난 2005년부터 운영해온 가게가 올해 들어 매출이 30% 이상 떨어지는 등 갈수록 다국적 외식업체와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밀리자, 주씨는 지난 1월28일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피자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카페를 만들고 ‘동지’를 모았다. 동병상련을 느낀 사업자들이 몰려들었다. 넉달이 지난 지금은 가게 사진을 올려야 인정되는 정회원 수만 442명에 이른다.
온라인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의견을 나누던 회원들은 지난 2월21일 첫 정기모임을 열었고, 이 자리에서 ‘공동 브랜드를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다. 결국 이들은 지난 17일 ‘피자리노’라는 이름으로 상표등록을 마쳤다. 참여 뜻을 밝힌 업체 20여 곳에다 관심을 보이는 예비 창업자까지 합치면 점포 수가 30곳 가까이 된다.
“기존 프랜차이즈 같은 형태로 가지는 않을 겁니다.” 체인점으로 하면 가입비조차 감당하기 힘든 업체가 많기 때문에 모든 개인 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조합 형태로 만들었다는 게 주씨의 설명이다. 그의 1차 목표는 공동으로 재료를 구입해 제조 원가를 낮추는 것이다. 100여곳만 모이면 지금보다 10%가량 싸게 피자를 팔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이제 막 첫걸음을 뗐지만 포부는 크다. “지금은 간판을 만들 돈도 없어 걸개 천을 덧붙여 놓은 정도지만, 언젠가는 전국 각지에서 ‘피자리노’를 보게 되는 게 제 바람입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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