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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문 전 경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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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감찰결과 청탁 외압 드러나...검찰에 수사의뢰
경찰청 감사관실은 25일 한화그룹 고문인 최기문(55) 전 경찰청장이 김승연(55)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과 관련해 홍영기 서울경찰청장 등 여러 명의 경찰 간부들에게 사건과 관련한 청탁을 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 간부들이 수사 지휘를 소홀하게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청와대의 지시에 따라, 검찰에 이 사건 수사 과정의 청탁 및 외압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검찰은 머잖아 최 고문과 홍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한 전·현직 경찰들을 불러 본격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경찰의 감찰 조사 결과, 최 전 청장은 김 회장이 서울 북창동 ㅅ클럽 종업원들을 폭행한 지 나흘 뒤인 3월12일 홍 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을 먹자”고 제안했고, 같은날 고교 후배인 장희곤 남대문경찰서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수사 여부를 문의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이튿날 홍 청장과 다시 통화를 하고, 이틀 뒤인 15일 서울 강남의 일식집에서 홍 청장과 일선 경찰서장 등 5명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최 전 청장은 한기민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에게도 두 차례 전화해 “사건이 접수되면 잘 처리해달라”고 부탁했다. 최 전 청장은 2003년 노무현 정부의 첫 경찰청장으로 임명됐으나 퇴임한 뒤 한화그룹 고문을 맡아왔다.
남형수 경찰청 감사관은 이날 감찰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서울경찰청에서 정당한 사유 없이 남대문경찰서…로 첩보를 이첩했고, 초동 수사가 소홀했다”고 밝혔다.
한편, 홍 청장은 이번 사건 수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날 사퇴했다. 경찰청은 광역수사대의 첩보를 남대문경찰서로 넘기라고 지시한 김학배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을 직위해제하고 중징계하기로 했다. 한기민 서울경찰청 형사과장과 장희곤 남대문경찰서장은 각각 수사 소홀과 수사지휘 소홀 등의 이유로, 김수환 태평로지구대장도 보고 소홀 등의 이유로 직위해제됐다. 이정훈 노현웅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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