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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28 23:20 수정 : 2007.05.29 01:29

서울경찰청만 감찰 조사…경찰청은 제외
“홍 전 청장‘내가 왜 나가느냐’ 반발해”

전국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도 이택순 경찰청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정도로 경찰 내부의 반발이 거세지만 이 청장은 사퇴를 거부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청장의 거부 이유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는 것이다. 이 청장은 고교 동창인 한화증권 유시왕(55) 고문과도 “(김 회장 사건이 일어난) 지난 3월8일 이후 전화통화도 한 적이 없다”고 말해 왔다. 경찰청 감찰에서 한화그룹의 수사 무마 ‘로비스트’로 활동한 최기문(55) 전 경찰청장과 통화한 내역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유 고문과 이 청장의 통화내역은 조사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감찰이 ‘꼬리 자르기’식으로 진행됐다는 것은 감찰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감찰은 서울경찰청과 남대문경찰서, 광역수사대 등을 상대로 이뤄졌고, 경찰청은 제외됐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감찰에 따른 경찰의 조처다. 감찰 조사 결과를 보면, 홍영기 전 서울경찰청장은 3월15일 한기민 형사과장한테 “한화 회장이 룸살롱에서 종업원을 때렸는데, 그 내용을 알고 있느냐”고 묻는다. 그런데 홍 전 청장이 이전에 김 회장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는 내용은 전혀 없다. 또 홍 전 청장이 김 회장 사건을 경찰청에 보고했는지도 감찰 조사 결과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조사 결과를 보면, 홍 전 청장은 김 회장 사건을 경찰청에도 보고하지 않고 ‘뭉갠’ 주범이다. 하지만 경찰은 김학배 수사부장과 장희곤 남대문경찰서장만 검찰에 수사의뢰하고, 홍 전 청장은 의뢰하지 않았다. 그 이유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경찰청의 한 총경급 간부는 “홍 전 청장이 ‘내가 왜 나가야 하느냐’고 반발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런 맥락에서 홍 전 청장이 퇴임사에서 “조직내에 갈등과 불협화를 야기한 총체적인 책임”을 지고 사퇴한다고 밝힌 것은 음미해볼 만한 대목이다.

이 청장은 청와대와 자신의 거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경찰청 간부는 “이 청장이 지난 23~25일께 청와대에 들어가 거취를 조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도 광역수사대에서 김 회장을 사건을 내사할 때부터 관련 정보를 파악하고 있어, 검찰 수뇌부에 보고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검찰이 “사건의 내용을 제일 잘 안다”며 경찰 수사에서의 외압 의혹을 규명하는 수사팀의 책임자를 형사부장에게 맡긴 대목이 주목되는 이유다. 최기문 전 경찰청장 등 한화그룹 쪽의 로비의혹이나 경찰 수뇌부의 사건 축소·은폐 의혹 규명, 금품 거래 여부를 밝히는 것은 전형적인 ‘특별수사’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경찰청장이 자진사퇴하고 외압 실체를 국민 앞에 명명백백히 밝히는 게 최상의 수습책”이라며 “특히 청와대에 보고했는지, 청와대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여부를 국민 앞에 고백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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