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다음은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려 마술사들이 즐겨 쓰는 '미스디렉션기술'입니다. '행정수도이전사업'으로 야기된 '대통령탄핵사건'이 그것입니다. 탄핵정국에 휩쓸려 야당의 궁색하던 이슈가 모두 덮혀 버렸지요. 물론 야당의 무리수가 정치적 심판을 받아 공포조작 주도자의 실패로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노무현공포'를 만들어 냈으니까요. 그 이후 야당이 재.보선에서 독주할 수 있었던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참여정부들어 이러한 '공포효과'는 많지 않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찬찬히 살펴보면 '공포마케팅효과'를 만들어 낼 이슈가 북핵문제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선지 야당과 보수언론은 노무현 대통령이 하는 일은 무엇이든 부정적으로 몰아가 종국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하는 일은 무엇이든지 안된다는 인식을 확산시켰습니다. '노무현공포'를 만든 것입니다. 우리사회에 '노무현공포'가 만연되어 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것이 여당을 흔들고, 정부정책의 불신으로 이어져 경제주체들의 건전한 소비를 왜곡해 부동산투기로 쏠리거나, 경기회복이 늦어지는 원인을 제공한 것입니다. 국민들이 미래가 불안해 보이니 돈을 쓰지 않거나, 건전한 투자보다는 투기로 간 것입니다. 정치적 반대편에 있는 세력들이 이구동성으로 네거티브 공세를 퍼붓는데, 이를 이길 장사가 없었던 것이지요. 이러한 '공포마케팅'은 주로 지금의 야당과 보수성향을 지닌 메이저 언론이 한편이 되어 잘 만들어 냅니다. 구체적인 근거를 들지 않더라도 그 이력을 보면 부정하지 못합니다. 보수언론의 '세금폭탄'과 야당 대표를 지낸 여성정치인이 즐겨 쓰는 '위기론'이 그 예입니다. '나라지키기, 아이들지키기, 사학법지키기'등, 아마 그 정치인의 논리대로 되었으면 벌써 우리나라는 망했어야 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공포의 뉴스들을 꼼꼼히 따져보면, 대부분의 공포는 근거가 빈약하거나 터무니없이 과장된 것이 많습니다. 특히 언론과 정치인이 조장하는 '공포마케팅'은 상당히 위험한 수준입니다. 나라 밖으로는 전 세계를 공포로 몬 '이라크사태'가 단연 압권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이라크와 '9.11테러'가 관련이 있다는 근거를 찾아내지 못했지요. 결국 미국 방산업체와 이를 거든 언론만 떼돈을 번 셈입니다. 이러한 정치인과 언론, 그리고 이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세력의 '공포마케팅'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동안의 주된 소재였던 북한을 이용한 이슈가 사라졌기에 다른 방법을 찾겠지요. 요즘 이슈가 되고있는 기자실통폐합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막아 언론이 말살된다'는 주장도 '공포마케팅'의 신종형태가 아닐까 합니다. '공포마케팅'을 이용해 득을 보려는 세력은 항상 새로운 먹잇감을 찾으니까요. '다 하는데, 당신도 하지않으면 소외되거나 뭔 일이 생긴다'는 두려움을 주는 상업광고가 우리를 늘 불안하게 하는 세상인데,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정치인과 언론까지 우리를 '공포마케팅'의 함정에 빠뜨리려 하니, 참 불안한 세상입니다. 마술은 속는 재미라도 있지만 그들의 의도된 마술은 속는 우리의 속만 쓰리게 합니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겨레 블로그 내가 만드는 미디어 세상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