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5.30 13:23
수정 : 2007.05.30 13:23
공정위, 상호비방 흙탕물 주류업계 감시강화
하이트맥주가 경쟁사인 오비맥주에 대해 소비자들이 부정적인 인상을 갖도록 비방 광고를 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30일 전단지나 플래카드 광고에서 경쟁사인 오비맥주를 `이익금만 빼가는 부도덕한 외국자본'으로 비방한 하이트맥주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하이트맥주는 작년 9∼10월 청주.충주 지역과 고속도로 톨게이트 등에서 전단지와 플래카드 광고를 통해 오비맥주를 "외국자본의 먹튀", "외국 열강들의 배만 불려주고 이익금만 빼가는..", "유상감자로 차익 챙기고 세금은 회피" 등의 표현으로 비방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경쟁사업자가 위법한 방법으로 탈세를 저지르거나 해외로 자금을 빼돌리는 부도덕한 사업자라는 인상을 받도록 소비자를 오인시킬 우려가 있는 비방 광고에 해당된다고 지적했다.
하이트맥주는 자신도 외국인 지분이 30%를 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광고에서 객관적인 근거없이 "오직 하이트만이 우리나라 우리맥주", "100% 국내 자본기업"이라고 표현했다.
공정위는 이 역시 사실과 다르게 표현해 소비자를 오인시킬 우려가 있는 허위.과장 광고라고 판단했다.
국내 맥주시장은 하이트맥주가 매출(2006년.출고기준) 1조9천830억원으로 61.3%, 오비맥주가 1조2천535억원으로 38.7%를 차지해 이들 2개사가 전체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앞서 공정위는 진로와 두산 등 소주업체가 광고에서 각각 `참이슬'과 `처음처럼'을 비교해 상대방 제품은 `짝퉁'이거나 위험한 전기를 사용한 분해과정을 거쳤다는 식으로 비방한 점을 적발해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공정위는 또 무학과 대선주조가 저도수 소주 출시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으며 상호 맞신고한 내용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공정위는 소주와 맥주 등 주류시장에서 지역판매제도가 없어지고 업체간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상호 비방이나 근거 없는 비교 광고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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