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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로 갈라진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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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대-고시출신 의견 갈려
어청수 서울경찰청장 내정
이택순 경찰청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 청와대가 강도높은 두둔 발언을 한 뒤 경찰 내부에 이 청장 ‘사퇴론’과 ‘불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박명재 행정자치부 장관이 지난 29일 “임기제 경찰청장의 거취 문제를 논의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경찰에 ‘경고’를 보내자, 이 청장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주류를 이뤘던 경찰 내부 게시판에 사퇴 불가 의견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이번 기회에 다시 뭉치자” 등 내부 결속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이 청장에 반발해 집단 움직임을 보이려던 경찰대 출신들과 달리, 사법·행정고시와 간부 후보생 출신 간부들은 ‘사퇴 불가’ 의견을 적극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경찰 내부 게시판에는 “결자해지하는 마음으로 후배들을 위해 용퇴한 첫 경찰청장으로 남길 바란다” 등 사퇴를 촉구하는 글도 여전하다. 경찰대 출신들은 불만을 일단 가슴 속에 묻어두는 양상이다. 경찰대 출신인 한 총경은 “수사권 독립을 물거품으로 만든 분을 수장으로 모실 수는 없다”며 “하지만 청와대에서 저렇게 나오는데, 어떻게 공개적으로 의견을 밝히겠느냐”고 말했다.
이처럼 출신별로 의견이 나뉘는 데는 ‘경찰대 혁신방안’을 둘러싼 갈등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청장은 지난해 10월 경찰대 폐지론이 일자 “(올해) 6월 말까지 혁신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사법시험 출신의 한 경찰 간부는 “경찰대 출신들의 이 청장 사퇴 요구는 위기 의식의 발로인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 청장은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소년범 선도정책 수립을 위한 국제세미나’에 참석하지 않는 등 이틀째 외부행사 일정을 취소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어청수 서울경찰청장 정봉채 경찰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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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채 경찰대학장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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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청수 서울경찰청장 내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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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30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 사건 수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홍영기 전 서울경찰청장 후임으로 어청수(52) 경찰대학장을, 경찰대학장에 정봉채(52) 전남경찰청장을 내정했다. 지난해부터 유력한 경찰청장 후보로 꼽혀온 어 내정자는 간부후보생 출신으로 윗사람과의 관계가 좋다는 평가다. 서울경찰청 정보관리부장, 청와대 치안보좌관, 부산·경기경찰청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또 행정고시 출신인 정 내정자는 산업은행과 경제기획원에서 근무한 뒤 경찰로 옮겨와 기획·예산통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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