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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01 14:25 수정 : 2007.06.01 14:40

“1년을 간신히 채우고, 그토록 사랑한다고 외치던 회사를 떠나고자 합니다”

남들은 어떻게든 취직을 못해 안달이라는데, 한 대기업을 떠난다며 쓴 사직서가 화제가 됐다. 이 ‘용감한’ 사직서는 지난 5월초 삼성 내부 게시판에 올려진 뒤 블로그 등을 통해 인터넷에 퍼지며 반향을 불렀다. 삼성물산 신입사원의 눈으로 본 특유한 조직 문화, 회사에 입사한 후 누구나 해봤을 고민을 담고 있기에 특히 직장인들의 공감이 크다.

이 ‘전직’ 사원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았다고 말한다. “술은 왜들 그렇게 드시는지, 전부 다 가기 싫다는 회식은 누가 좋아서 그렇게 하는 것인지, 왜 야근을 생각해놓고 천천히 일을 하는지, 실력이 먼저인지 인간관계가 먼저인지…”

또 변하지 않는 조직 문화를 끓는 냄비속에서 서서히 죽어가는 개구리에 빗대 말하면서 “5년 뒤에 내 자리가 어떻게 될지 10년 뒤에 이 회사가 어떻게 될지 고민에, 걱정에 잠을 설쳐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도대체 이 회사는 무얼 믿고 이렇게 천천히 변화하고 있는지”라고 비판한다.

그는 또 “월급쟁이 근성을 버려라 하시는데, 월급쟁이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밖에 없는 구조와 제도를 만들어놓고 어떻게 월급쟁이가 아니기를 기대한단 말입니까… 열정 하나만 믿고 회사에 들어온 사회 초년병도 1년만에 월급쟁이가 되어갑니다”라며 사표를 낼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한다.

사직서를 내자 ‘니가 바꿔봐라’라는 말로 잡는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글쓴이는 이렇게 끝맺는다. “지금 이 회사는 신입사원 한명보다 조그마한 충격이라도 필요한 시기입니다…저는 10년 후의 행복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근거는 오늘의 행복이라고 믿기에, 현재는 중요한 시간이 아니라, 유일한 순간이라고 믿기에 이 회사를 떠나고자 합니다”

많은 누리꾼들이 이 ‘사직서’에 댓글을 달았다. 때론 ‘요즘 젊은이’ 의 참을성 없음을 비판하는 글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무조건 참고 생존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 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그의 용기있는 결정에 박수를 보냈다.

직장인의 98.5%가 앞날에 대한 걱정과 직장에 대한 불만으로 ‘직장 사춘기 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한다.


박상철 기자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justin2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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