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발원 연구논문 2편 표현·결론 똑같아
대학 교수와 연구원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국가 기관에서 연구 용역을 의뢰받고 전체 틀과 결론이 거의 같은 2편의 논문으로 연구비를 이중으로 탄 것으로 드러났다.4일 〈한겨레〉가 입수한 〈서울특별시 교육행정체제의 진단 및 혁신방향〉(2004년 9월 1일)과 〈인천광역시 교육행정체제의 진단 및 혁신방향〉(〃) 두 편의 논문을 보면, 목차 및 내용 전개 순서가 같다. 또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문장들이 논문 곳곳에서 보인다. 〈인천…〉 논문 13쪽 ‘장학과 연수’ 항목에 “서울시교육청에서는 종합장학 75개교, 담임장학 621개교… 실시하였음. 서울시교육청이 실시한 연수대상 및 참석인원은 다음과 같음’이라고 적힌 부분은 〈서울…〉 논문 16쪽 부분과 똑같다. 결론 부분도 544줄 가운데 524줄이 문장이 같다.
두 논문은 노종희 한양대 교육대학원장, 송광용 서울교대 차기 총장 후보 등 5명으로 구성된 서울시교육행정체제 연구팀이 한국교육개발원으로부터 의뢰받아 쓴 것들이다. 연구비는 편당 3천만원이다.
연구책임자였던 노종희 교수는 “두 논문의 연구기간과 연구 주제 및 틀이 같았기 때문에 결론이 같게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송 교수도 “일부 표현이 겹치는 부분은 집필 과정의 실수였으며, 전혀 다른 논문”이라고 말했다. 교육개발원은 기자가 취재하자 3일 홈페이지에 올라 있던 두 편의 논문을 삭제했다.
송광용 교수는 또 1997년 서울교대 교과교육공동개발연구비 지원을 받아 한 초등학교 교사와 같이 쓴 〈학생의 자율성 신장을 위한 학급경영 방안〉이라는 논문을 서울교대 학생생활연구소에서 내는 〈학생지도연구 제25집〉(1999년 8월)에 그대로 실었다. 그는 이어 이 논문을 다시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이 발행하는 〈경기교육〉(2000년 겨울호)에 자신의 이름만으로 기고했다.
송 교수는 “〈학생의…〉 논문으로 교사연수 강의를 했는데, 경기도교육정보연구원이 투고를 부탁해 논문을 넘겨줬다”며 “내 강의 내용이기 때문에 공동저자 이름을 뺐다”고 말했다.
박창섭 기자 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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