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 달았다는 모 그룹 팬들에게 집중 포화
일반인들이 장기를 겨루는 프로그램인 SBS TV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한 여고생 이 모(16) 양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이 전해지면서 네티즌들의 추모가 이어지는 가운데 그의 자살 원인을 놓고 논란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달 이 프로그램에 출연, 3개월만에 87㎏의 몸무게를 47㎏으로 줄였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던 이양은 5일 집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 양은 유서에서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들어 마음이 아프다. 부모님 죄송해요. 그동안 괴롭혀서 너무 미안해요. 심적으로 고통을 줘서 미안해요"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양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이 양의 명복을 비는 동시에 모 인기그룹의 팬들을 향해 비난을 퍼붓고 있다. 이 양이 방송 출연 이후 이 인기그룹의 한 멤버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이 그룹 팬들로부터 악플에 시달렸다는 진술이 유족과 이 양의 친구들로부터 흘러나왔기 때문. 이 소식이 전해지자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 양을 추모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으며 네티즌들은 이 양에게 악플을 달았다고 전해진 모 그룹 팬들에 대해 비난을 퍼붓고 있다. 최윤진 씨는 "악플로 많은 연예인을 죽이더니 이젠 아무 죄없는 어린 학생까지 죽이고 말았습니다. 참 속상한 일입니다. 왜 자꾸 같은 이유로 인명피해가 늘어나는지…"라며 안타까워했고, 한종수 씨는 "당신들은 살인자와 다를 게 없는 사람들입니다. 당신들의 말로 인해 고통을 받았을 한 여학생을 생각해 보세요. 그 친구가 죽기 직전까지 얼마나 힘들어 했을지 당신들은 생각이나 해봤나요?"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 양과 함께 사진을 찍은 모 그룹 멤버의 소속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우리가 뭐라 입장을 밝힐 수 있겠느냐"며 곤혹스러워했다.한편 6일 이 양의 빈소를 찾은 '놀라운 대회 스타킹'의 제작진은 "이양의 어머니에 따르면 평소 이양이 다이어트로 인한 우울증에 시달려왔고 지방흡입수술을 받았다는 등 자신의 다이어트에 대한 각종 루머에 괴로워했다고 한다. 이양의 어머니는 그것이 이번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인터넷에 공개된 인기그룹 멤버와 찍은 사진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도 있었지만 다이어트에 따른 우울증이 가장 컸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제작진은 '놀라운 대회 스타킹'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이양은) 굉장히 밝고 예뻤던 친구였기 때문에 저희 제작진도 이번 소식에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작진이 보았던 은지양은 맑고 순수함을 간직했던 평범한 여고생이었고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하는 당당하고 멋진 친구였습니다"라며 "저희 제작진은 고인의 가족, 친구들과 한결같은 마음으로 깊이 애도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현재 네티즌들은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대해 이양을 위한 추모 방송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제작진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 (서울=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