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설계수명 끝나는 18일까지
대대적 사망 선포·수명연장 반대
국내 첫 원자력발전소인 부산시 기장군 ‘고리 1호기’가 설계수명(30년)을 다하고 가동을 멈추는 것을 기념해 환경단체들이 ‘즐거운’ 장례식을 치른다. 고리 1호기는 1977년부터 가동에 들어갔다.부산녹색연합과 부산청년환경센터, 부산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고리 원전 1호기가 가동을 멈추는 9일부터 공식 설계수명이 끝나는 18일까지 ‘고리 1호기 즐거운 장례식’을 치른다고 8일 밝혔다.
이들 단체는 9일 오전 10시30분 부산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리 1호기의 사망을 알리는 부고를 내고, 장례위원회 구성 및 분향소 설치 등 장례식을 준비한다. 이어 9~15일 오전 2시간 동안 역 광장에서 고리 1호기 사망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17일 오후 기장군 장안읍 고리 원전 근처에서 전국 핵발전소, 핵폐기장 지역 주민과 활동가들이 모여 반핵운동의 방향을 모색하는 교류회를 연다. 이 자리에는 일본에서 고준위 핵폐기장을 막아낸 ‘도요정을 사랑하는 모임’과 ‘시모노세키 핵발전 필요없다 모임’ 대표들도 참가한다.
교류회 뒤엔 고리 원전 앞 삼거리에서 고리 1호기 운구를 들고 길천·월내 등 마을을 돌며 노제 퍼포먼스를 벌이고, 고리 1호기 수명 완료를 기념하는 문화축제도 연다. 이어 18일 오전 10시 고리 원전 정문 앞에서 고리 1호기 수명 연장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한다. 고리 1호기 위령제도 지낼 계획이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 쪽은 고리원전 1호기의 가동 중단 뒤에도 연말까지 설비점검 및 안정성 평가를 마치고 10년간 연장 운영할 방침이어서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장례식 준비 실무를 맡은 부산청년환경센터 정수희씨는 “핵발전소의 설계수명 완료는 핵발전소가 안전하게 가동될 수 있는 기간이 끝났음을 뜻한다”며 “수명을 다한 핵발전소는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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