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6.09 11:45
수정 : 2007.06.09 11:47
검찰 “오영승 경위, 김학배 전 부장과 통화 기록해”
‘이택순 청장-유시왕 고문 접촉’ 골프장 3곳 압수수색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 사건의 은폐·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서범정 형사8부장)은 김학배 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이 사건 발생 직후 이 사건을 내사하던 광역수사대 오영승 경위에게 내사와 관련해 전화한 사실을 보여주는 오 경위의 다이어리를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은 전날 광역수사대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다이어리에는 오 경위가 지난 3월 중순께 김 전 수사부장한테서 김 회장 사건과 관련해 전화를 받은 사실이 기록돼 있다. 검찰은 김 전 수사부장이 오 경위에게 내사 무마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오 경위가 보복폭행 사건이 일어난 지 사나흘 뒤인 3월11~12일께 이미 폭행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조사를 일부 마쳤고, 일부 피해자의 진단서까지 확보하는 등 사건의 핵심 내용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 감찰 결과 오 경위는 사건 발생 하루 뒤인 3월9일 독자적으로 첩보를 입수해 내사를 벌였으며, 같은 달 22일 첩보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경찰은 또 김 전 수사부장이 3월16일 광역수사대장에게 내사 진행 사실을 묻는 전화를 걸었고, 같은 달 22일 이 사건을 남대문서로 넘기도록 지시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했던 강대원 전 남대문서 수사과장이 광역수사대로부터 사건을 넘겨받기 전에 다른 통로를 통해 사건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파악했다. 검찰 관계자는 “오 경위는 자신이 내사한 사건이 남대문서로 이첩됐는데도 피해자를 조사한 자료 등을 넘기지 않았고, 강 전 과장은 통상의 수사 관행과 달리 피해자는 제쳐둔 채 가해자인 한화그룹 직원을 먼저 조사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보복폭행 사건 수사가 진행 중일 때 이택순 경찰청장이 고교 동창인 유시왕 한화증권 고문과 골프를 쳤다는 첩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7일 한화그룹 소유의 제이드팰리스골프장 등 골프장 3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최기문 전 경찰청장(한화그룹 고문)과 경찰 수뇌부들이 골프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안창현 전정윤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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