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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10 14:40 수정 : 2007.06.10 14:40

결혼정보업체 홈피에 공모.."외모 단정한 똑똑한 남성"
"돈으로 결혼을 사나" "아들 없는 집안에서 아들 맞는 것"

1천억원이 넘는 재산을 가진 재력가라고 주장하는 한 아버지가 노처녀인 딸의 배우자를 찾아주려고 결혼정보업체를 통해 공개 모집에 나섰다.

10일 결혼정보업체인 ㈜좋은만남 선우에 따르면 A씨는 최근 30대 후반인 딸의 배우자를 찾아달라며 선우를 찾았다.

A씨는 "해외 유학파인 딸은 나이가 좀 많은 게 흠이지만 본인 재산만 20억원이 넘고 전문직으로 일하면서 `꽤 괜찮은 연봉'을 받고 있다"며 딸에게 잘 어울리는 배우자를 찾아줄 것을 부탁했다.

단, 아들이 없는 만큼 아들 노릇을 하면서 집안을 이끌어 갈 데릴사위가 될 수 있어야 하며 독자적 경제능력이 있는 남성을 전제 조건으로 내걸었다.

또 외모가 단정하고 종교가 같아야 하며 올바른 가정교육을 받고 자란 전문직 종사자나 그에 준하는 똑똑한 남성을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뢰를 받은 업체는 커플매니저 50명에게 A씨의 사위 찾기에 필요한 세부 조건을 마련토록 한 뒤 이를 회사 홈페이지에 올려 공모에 나섰다.


이 업체는 모집공고에서 "A씨 집안의 경제력이 A씨 딸과 결혼하는 목적이어선 안된다. 처가에 경제를 의존한다거나 '빵빵한 재력때문에 결혼한다'는 생각은 버려달라"고 당부했다.

또 데릴사위라는 조건 때문에 남자 쪽에서는 `아들을 빼앗겼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 집안에서 충분한 사전 협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공지했다.

장남보다는 차남이나 막내, 최소한 A씨 딸에 준하는 학벌과 직업, 불필요한 자격지심이나 자존심을 배제할 것 등도 지원 조건에 포함됐다.

이 업체는 인터넷 지원자와 내부 회원을 상대로 적임자를 골라 A씨 딸에게 소개해 주기로 했다.

그러나 엄청난 재력을 조건으로 데릴사위를 공모하는 것 자체가 결혼을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로 여기는 일반 정서에 잘 맞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논란이 일 전망이다.

자칫 돈으로 결혼을 사려고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미혼인 손모(34.개인사업)씨는 "재력가가 데릴사위를 구한다는 소식에 놀랐다"며 "결혼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상식을 벗어난 결혼이 얼마나 호응을 받을지 의문이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에 대해 선우 이웅진 대표는 "얼마 후면 데릴사위도 주요 결혼풍속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최근에는 경제력 없는 사위가 처가에 기대어 산다기보다는 아들 없는 집안에서 아들을 맞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양정우 기자 eddi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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