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6.13 15:17
수정 : 2007.06.13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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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난 서울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T-머니 교통카드를 구입해야 했다. ⓒ 한겨레 블로그 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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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12일) 아침 출근길, 또다시 교통카드 때문에 황당한 경험을 했습니다. 집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교통카드(서울교통카드)로 요금을 낼 때는 잘 되었는데, 버스에서 내려 인천 지하철 경인교대역에서 지하철을 타기 위해 개찰구를 빠져나가려는데 갑자기 '에러(Error)' 메시지가 떴습니다.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몇 번씩 대보았지만 계속 '에러'라며 삑삑거렸습니다.
방금까지 잘 되던 교통카드가 먹통이다. 교통카드 잔액이 부족한가 싶어, 역무원에게 충전을 부탁했는데 단말기에 이리저리 대보더니 '충전이 안 된다고 고장 난 것 같다'며 '버스 회사에 전화를 해보라'고 하더군요. 다른 승객들이 교통카드를 충전하려 승차권을 사기위해 줄서고 있고, 바쁜 출근길이라 할 수 없이 T-머니 교통카드(한국스마트카드)를 역내 판매소에서 구매해 다시 충전해야 했습니다.
새로 산 교통카드를 이젠 가슴에 품고 다녀야겠다. 방금 전까지 이상 없던 교통카드가 갑자기 고장 난 것도 난감했지만, 아직도 지하철역에서 고장 난 교통카드를 환불, 교체해주는 서비스는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재차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에 볼 일이 있어 갔다가, 늦은 밤 집으로 가는 길에 고장 난 T-머니 교통카드(한국스마트카드) 때문에 강남역과 인근 편의점(환불대행처)을 찾아 1시간 가량 헤매고 돌아다녔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당시에도 지하철역에서는 교통카드 충전은 해주지만, 고장 난 교통카드의 환불 대행서비스는 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환불을 요청하기 위해 T-머니 교통카드 환불대행처 편의점, 그것도 서울 소재 직영 편의점을 보물찾기 하듯 찾아야 했었습니다. 관련해 T-머니측에서는 이에 대해 '철도공사와 지하철공사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그렇다'고 하더군요. 결국 한 달이 넘게 기다린 끝에 교통카드 잔액의 일부분만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고장난 서울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T-머니 교통카드를 구입해야 했다. 아무튼 일터로 오는 길에 다시 한 번 교통카드의 이상 여부를 역곡역에서 재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먹통이 된 교통카드는 마찬가지였고, 역무원은 '조금 기다렸다가 다시 해보라'는 말을 건네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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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손된 카드 환불시 카드 구입비용 3,850원을 공제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 한겨레 블로그 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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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터에 도착해서는, 교통카드 뒷면의 문의처(서울시버스조합)로 전화 연락을 취해, 고장 난 교통카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전화를 받은 이는 '서울 소재 우리은행 지점에서 환불접수를 하면, 계좌로 잔액을 입금해준다'는 말만 되풀이 해주었습니다. '서울' 교통카드라서 그런 건지, 인천·경기 소재 은행은 안 되고 작년처럼 서울 소재 은행을 찾으라는 말과 '파손된 카드는 환불시 카드비용 3,850원을 공제하니 주의하라'는 교통카드 뒷면의 사용안내 문구가 정말인지 확인하고 통화를 마쳤습니다.
알고 보니 서울특별시버스운송사업조합에서 발행하는 '일반카드'였습니다. 이는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발행된 충전식 선불교통카드로 1995년 5월 최초 발행하여 현재까지 약 1200여 만장이 공급, 사용 중에 있다고 합니다. 서울시내버스, 서울시내마을버스, 경기/인천버스, 서울지하철, 도시철도, 한국철도공사, 인천지하철, 경기/인천지역 택시 등 교통수단 이용시 사용할 수 있다고 하고요.
어쨌든 고장 난 교통카드 덕분에, 오늘 아침에 이래저래 참 불편했습니다. 지하철도 제 때 타지 못하고, 교통카드 환승할인도 받지 못하고, 역무원들에게 교통카드를 확인해달라고 구차하게 말해야 했고, 생돈을 들여 새 교통카드를 사 충전을 했고, 환불을 받기 위해 교통카드를 발행한 해당사업자에게 전화를 해야 했습니다. 이젠 서울 소재 우리은행에 찾아가서 환불을 해야 하는 일까지 생겼고요.
20년 동안 대중교통 그리고 교통카드를 이용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지하철역에서 고장난 교통카드 환불·교체까진 바라지 않습니다. 환불대행, 접수만 받아주시면 안될까요? 역내 고객센터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작년에 어렵게 찾은 환불대행처(편의점)에서 환불 신청을 해보았는데 정말 간단했습니다. 어떻게 안 되겠습니까? 이러다간 교통카드 고장날까 무서워, 가슴에 품고 다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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