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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6.13 19:30 수정 : 2007.06.14 10:05

“학생 1인당 연2천만원” 예상
“소수학생 지나친 혜택” 지적

서울시교육청이 서울국제고에 적용하겠다는 국제적 기준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려면 학생 1인당 연간 1500만~2000만원의 교육비를 들여야 해, 소수 학생한테 지나친 혜택을 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내년 개교할 예정인 서울국제고의 교육과정 편성·운영 계획을 보면, 학생들이 ‘외국 대학에 진학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도록’ 하기 위해 2~3학년 전문교과 과목들을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 교육과정’ 기준에 맞춰 여섯 영역으로 편성해 국어·국사·제2외국어를 뺀 모든 과목 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 이 교육과정은 국내에선 서울·대전의 외국인학교 두 곳에서만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오사카국제학교 한 곳만 인증받은 상태다.

지난해 서울시교육청 의뢰로 ‘서울시 국제고등학교 설립에 따른 교육과정 편성 운영 방안 연구’를 책임졌던 홍후조 고려대 교수는 “이 교육과정을 인증받으려면, 학생 1인당 연간 교육비가 1500만~2000만원은 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비 재단에 내야 할 회비(학생 1인당 80여만원) 말고도, 고교 과정을 넘는 고급 수준 과목까지 가르칠 교사 연수비, 교재·교구비 등도 더 필요하다. 2006년 우리나라 고교생 1인당 공교육비는 587만여원이었다. 기숙사도 거저 쓸 서울국제고 학생들의 등록금은 일반고와 같은 수준이다. 이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외국인학교에 다니려면 한 해 2300만원 안팎의 학비가 든다.

서울시교육청이 일부 외국인학교만 하는 이 교육과정을 곧바로 도입하겠다고 한 점도 비판 대상이다. 지난해 정책연구 보고서는 ‘2008~2010년 정초기와 2011~2016년 발전기를 거치는 동안 2012년 이 교육과정 인증을 신청해, 2017년 이후 본격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김성기 서울시교육청 교육과정정책과장은 “교육과정 이행 실적을 쌓고, 교사 연수 등을 하면 1~2년 뒤에는 인증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외국인학교도 도입에 신중하다. 이 교육과정 인증을 추진 중이라는 한국외국인학교의 화찬권 행정실장은 “졸업생 대부분이 미국 대학에 진학하는 지금은 다양한 대학 학점 선이수(AP) 과목을 가르치는 데 힘쓰고 있다”며 “영국계 대학 진학 희망자들을 살펴 차분히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교육학을 전공한 한 대학 교수는 “이 교육과정은 예술·봉사활동을 중시하는 전인교육 프로그램”이라며 “그런데 서울시교육청이 특목고로 지정하면서 대학 입시 대비 교육도 하겠다고 한 점을 보면 이 교육과정 도입 취지가 뒤틀릴 공산이 높다”고 말했다. 오대석 서울시교육청 공보담당관은 “구체적인 학생 1인당 교육비는 아직 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수범 기자 kjlsb@hani.co.kr


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IB) 교육과정=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비영리 교육재단(www.ibo.org)이 1968년부터 운영해 온 국제 공인 교육과정이다. 125개국 2061개 학교에서 만 3~19살 54만여명이 이 과정을 밟고 있다. ‘아이비 디플로마’(만 16~19살)는 표준 수준(SL) 2~3과목, 고급 수준(HL) 3~4과목을 마치고 시험을 통과하면 받는다. 이름난 외국 대학들이 입학 전형 때 이를 참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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